진상 규명 촉구하는 봉준호 감독
진상 규명 촉구하는 봉준호 감독

 

봉준호 감독을 비롯, 배우 김의성 등 문화예술인들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던 도중 극단적 선택을 한 배우 이선균 사건의 진상규명을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문화예술인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12일 오전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고(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을 발표하며 이같이 요구했다.

이날 회견에선 봉준호 감독을 비롯, 배우 김의성, 가수 윤종신, 이원태 감독이 순차적으로 성명을 낭독했다.

봉준호 감독은 회견에서 "고인의 수사에 관한 정보가 최초 유출된 때부터 극단적 선택이 있기까지 2개월여 동안 경찰의 보안에 한치의 문제가 없었는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인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 마약 음성 판정을 받은 뒤 KBS 보도에는 다수의 수사 내용이 포함됐는데, 어떤 경위로 이것이 제공됐는지 면밀히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봉 감독은 이어 "고인의 경찰 출석 정보를 공개해 고인이 언론에 노출되지 않도록 대비하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게 적법한지 명확히 밝혀 달라"며 "그래야 제2, 제3의 희생자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명서는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배우 송강호 등 영화계 종사자 2000여 명이 뜻을 모아 꾸려졌다.

이날 회견엔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을 비롯,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방송연기자노동조합, 한국매니지먼트연합 등 단체 총 29곳도 참여했다.

이선균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작년 10월부터 경찰 수사를 받다가 지난달 27일 성북구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차량 내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억울하다는 입장을 줄곧 밝혀왔으며 숨지기 전날에는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의뢰했다.

이선균 사망 이후 일각에서는 그의 마약 혐의와 관련성이 낮은 사생활 폭로 식 언론 보도와 경찰의 공개 소환 등에 대한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