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전 세계 반도체업계 매출이 올해 메모리 부문의 선방에 힘입어 14%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나왔다.

14일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레이팅스의 올해 기술 업계 신용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불확실성 지속과 재고 조정으로 10% 정도 감소한 반도체업계 매출이 올해는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개인용컴퓨터(PC)·스마트폰·데이터센터 수요 둔화 속에 지난해 -30%에 근접한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리 부문 매출 성장률이 올해는 40%가량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전자제품 소비는 코로나19 확산 당시인 2021년 고점을 찍고 2022·2023년 2년 연속 역성장했는데, 올해는 플러스로 전환 가능하다는 것이다.

PC와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각각 13.0%, 4.0% 감소했지만 올해는 4.0%, 3.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이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대한 수요 지속 등도 반도체업계에 긍정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메모리 부문을 제외할 경우 반도체 산업 매출 증가율이 8%로 줄어들고, AI 붐 최대 수혜주인 엔비디아를 제외할 경우 증가율이 3%에 그치는 것으로 나왔다.

보고서는 올해 메모리 가격이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최근 메모리 산업이 바닥에 도달했다는 인식 속에 전략적 구매에 대한 문의가 늘었다고 최근 밝히기도 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작년 한 해 영업이익이 6조5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84.92% 감소한 수치다. 매출은 258조1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4.5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밑돈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의 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지만, 하반기 들어 반도체 업황이 조금씩 회복되면서 실적은 완만하게 개선되는 흐름을 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고서는 반도체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요인으로 미·중 긴장에 따른 지정학적 위험 등을 들었다. 미·중을 중심으로 한 반도체 공급망 분리가 심해지고, 상대방에 대한 보복성 정책과 자국 생산을 촉진하려는 정책이 계속될 전망이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국 기술 기업들이 자국산 반도체에 의존하게 되면서 SMIC(중신궈지) 등이 수혜를 볼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편 보고서는 올해 전 세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2.8%로, 미국·유로존·중국의 GDP 성장률은 각각 1.5%·0.8%·4.6%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