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사공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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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공토크가 올해들어 첫번째  “비스듬히” 전시회를 1월 12일부터 1월 24일까지 송파구 아트잠실에서 개최하고 있다.

이번  “비스듬히” 전시회는 지난 2023년 봄 수천만 년의 시간이 축적된 포천 화적연을 시작으로 빌딩 속 숨어있는 여의도 샛강. 찬 공기 가득한 소요산을 소요하는 겨울 워크숍까지 12인의 작가가 현장에서 작업하고 토론하고 담론을 나누며 진행한 지난 1년의 시간을 담았다.

전시회 참여 작가인 김보라, 김성미, 김수진, 김순임, 김현수, 김희정, 김해심, 이현정, 정혜령, 최라윤, 하전남, 홍지희의 12명 작가의 15개 작품이 전시됨과 동시에 1월 20일 오후 3시 아트잠실에서 김종길 다석철학자와 이슬비 미술평론가 및 참여작가의 아트 토크도 진행될 예정이라 자연 속에서 작가들의 창작 행위와 과정을 공유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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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잠실 1층과 지하층에서 전시되는 작품을 소개하면 첫번째로 정혜령 작가의 '검은 의자'를 입구에 들어서면 왼쪽에서 만날 수 있다.  정혜령 작가의 '검은 의자' 작품은 “없지만 있는 것들이 있다. 있었던 것들의 존재감이 그렇다. 이 영상은 있었던 것에 대한 생각을 기억이라부르고 그 존재감을 시각적 잔상효과로 드러내는 작업이다. 벽면에 하얀 그림이 있다. 하얗게 비어있다. 누군가 앉았던 의자, 찻잔만 남은 테이블, 커다란 나무. 그리고 사라진다. 그것은 분명 있지 않다. 그러나 우리의 눈은 사물의 검은 자국을 본다. 이는 기억의 시각적 현현이다. 기억은 검고 가마득-하다”는 의미를 도전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두번째로 김성미 작가의 '바람보다 앞서지 않는' 작품을 바로 옆에서 감상할 수 있다. 본 작품을 통해 “잡을 수도 놓을 수도 없었던 애틋함과 욕심인 줄 모르고 움켜쥐어 깊은 골을 만든 마음들이 이제는 스스로 그러함을 아는 자연처럼 순응하고 바람보다 앞서지 않기를 바란다”라는 작가의 소망을 느낄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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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로 정중앙에 위치한 김해심 작가의 '공기가 숨을 쉬도록' 작품은 “단진자와 나무 구조물의 조합은 중력에 어긋나는 사물의 작동에 대한 것으로 이 땅에 닿지 못하고 허공에 쌓여 뭉툭해진 공기가 숨을 쉬도록. 돌 하나가 좌우로, 앞뒤로 공기를 흔든다”라는 의미를 만날 수 있다.

네번째는 김현수 작가의 '사부작 사부작' 작품은 길을 걷다보면 눈길이 가는 식물 부스러기들처럼 어떤 의도 없이 눈길이 가고 생각이 머문 곳에서 사부작거리며 만들고 그리고 쓴 것들을 “식물의 사생활” 이란 제목으로 엮은 6권의 책속의 사진과 글로 감상할 수 있다.

다섯번째는 앞서 소개된 김성미 작가의 '바람보다 앞서지 않는' 일부로 두 손을 모아 마치 기도하는 형태의 작품을 만날 수 있으며 지하로 이어져 또 작품을 만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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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번째 작품은 지하층 중앙에 위치해 있으며 김보라 작가의 '녹의 풍모( 바람 풍風, 모양 모貌)'이다. 본 작품은 김보라 작가가 2023년 4월 30일 포천 화적연에서 주워 온 바람이 익힌 녹綠의 조각 '녹슨 철, 녹슨 못, 나뭇가지' 등을 이용해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녹들은 사라지고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새롭게 재탄생 되었음을 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음과 동시에 작품 자체가 창조하는 그림자로 무심하지만 깊은 여운을 감상할 수 있다.

일곱번째로 김희정 작가의 '민들레 쓰다듬기' 작품은 "민들레의 씨날리기에 응원하는 마음으로 민들레를 천천히 쓰다듬는 손의 부드러움도 여린 민들레에게 압도적이고 강압적인 행위일 것처럼 우리가 자신에게, 어떤 대상에게 하는 의도치 않은 간섭에 주목해보며 그것을 놓을 수 있는 용기를 희망해 본다"라는 작가의 배려함과 섬세함의 자유를 작품을 통해 확인 해 볼 수 있다.

여덟번째 이현정 작가의 '자라는 자아' 작품은 "캔버스 위로 자라나는 머리카락이 마치 빈 대지에 나고 자라기를 반복하는 풀 처럼 작가의 영혼과 사유를 자양분으로 자라 곧 인류의 생장흔적이며 내 존재의 증명임"을 표현하고 있다. 특히 작품 속의 머리카락은 작가가 새 생명을 잉태한 후 빠진 실제 머리카락을 모아 표현했다는 사실이 관객의 공감과 감동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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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번째와 열번째 작품은 하전남 작가의 '돌을 간다'와 '인형놀이'이다. '돌을 간다' 작품은 직접 관객이 앉아 돌을 갈아 보는 이색적인 체험을 할 수 있어 신선함과 공감을 선사하고 있다. 아울러 '인형놀이' 작품은 "인간들이 만들어낸 환경사 속에 인간들의 모습을 담아 작아진 인간들은 '지구'가 '소꿉놀이'를 하는 인형인듯 친환경을 외쳐도 인간이 만들어내 이 지구 속에서 결국 보잘것 없는 존재이지만 한 가닥의 희망을 품고 우리 작가들은 그 환경 속에서 열심히 '구르놀려' 하고 있다"라는 의미를 은유적으로 상징해 표현하고 있음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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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번째 및 열두번째로 최라윤 작가의 '축축하게 출렁이는 몸' 과 '소문 no.1'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축축하게 출렁이는 몸' 작품은 광목천 위에 유화로 회색의 하늘에서 투둑 투둑 내리는 빗방울이 큰물로 출렁이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작가는 그러한 물을 통해 작가와 지구와 우주의 몸과 마음을 담고자 했는가 하는 상상을 관객들에 불러 있으키고 있음을 감상해 볼 수 있다.

열세번째 김순임 작가의 '나무 아래 노랑' 작품은 "나무 아래 떨어진 노랑색과, 나무아래에서 논다는 두가지 의미를 모두 포함해 도심 안의 자연에 ‘버려졌다’, ‘떨어져 나갔다’, 또는 ‘죽었다’하는 것에도 색이 있고, 이를 발견한 사람의 머문 시간과 흔적에 의해 그 색을 드러내고 있지만 작가의 마음과 정성을 담은 만지기, 작가가 샛강 생태공원 나무아래에서 보낸 시간을 통해 그 공간이 새로운 풍경이 되었음"을 표현하고 있다.

열네번째 홍지희 작가의 '푸른 흐름' 작품은 "오래된 커튼 위에 푸른 잉크로 칠해져 만들어진 풍경이 누가 알려준 것도 시킨 것도 아닌 무의식의 흐름이 만들어낸 다양한 형상들로 사물이 가진 다른 성향을 푸른 점을 채우며 열어준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옆에서 본 작품은 흐르는 푸른 물처럼 상상을 관객들에게 불러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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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열다섯번째는 김수진 작가의 '닿기 위한 행동' 작품은 채집된 부산물과 폐기물로 닿기위한 행동은 소요산 워크숍에서 마주한 거대한 퇴적암과 일체가 되고자 했던 충동을 기억하기 위한 작품이다. 시간을 가늠할 수 없는 암석에 다가가기에 너무나 미약하지만 나약하고 예측불허의 선택들로 이루어진 삶의 태도에 귀 기울여 그 일부가 되고자 하는 작가의 소망을 담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를 앞두고 작가들이 지난 2년 동안 자신의 작품과 삶을 이야기하며 때로는 폭소를, 때로는 오열을 나누며 서로에게 스며드는 것들을 전시 작품을 통해 관객들이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기에 더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