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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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금리로 위축됐던 소비심리가 두 달째 반등하면서 5개월 만에 낙관적으로 돌아섰다. 물가 상승률 둔화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는 영향이다.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월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6으로, 한 달 전보다 1.9포인트(p) 상승했다. 2개월 연속 오름세로, 이 지수가 100을 웃돈 것은 지난해 8월(103.3) 이후 5개월 만이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 중 6개 주요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로,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낸다. 장기평균치(2003년~2021년 12월)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CCSI는 지난해 2월(90.2)부터 5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이다가 같은 해 8월(103.3) 하락 전환한 바 있다. 이후 9월(99.8), 10월(98.2), 11월(97.3), 12월(99.7)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100을 하회하며 ‘비관적’ 전망을 지속했었다.

자료출처=한국은행
자료출처=한국은행

세부적으로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지수 중 현재생활형편CSI(89)는 전월 대비 1p 상승하고 생활형편전망CSI(94)는 전월 대비 2p 올랐다. 가계수입전망CSI(100)는 전월보다 1p 상승했으며 소비지출전망CSI(111)은 전월과 동일한 수준을 유지했다.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인 현재경기판단CSI(69)는 전월 대비 2p 상승하고 향후경기전망CSI(81)는 전 월 대비 4p 뛰었다. 취업기회전망CSI(84)는 전월 대비 3p 상승했으며, 금리수준전망CSI(99)는 전월 대비 무려 8p나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128까지 올랐던 금리수준전망CSI가 4개월 사이 큰 폭으로 떨어진 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가 임박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한 이달 한국은행 금통위가 기준금리 8연속 동결하고 인상 행보의 종료를 공식화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가계 저축 및 부채상황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현재가계저축CSI(94)과 가계저축전망CSI(96)는 모두 전월 대비 1p 상승했다. 현재가계부채CSI(100)는 전월과 동일했으며 가계부채전망CSI(97)는 전월 대비 1p 하락했다.

주택가격전망CSI(92)는 전월 대비 1p 하락해 4개월 연속 내림세를 나타났다. 주택가격전망CSI는 고금리와 부동산 침체 여파에 지난 2022년 11월 61까지 내려갔다가 이후 줄곧 상승해 지난해 9월 110까지 오른 바 있다.

그러나 4개월째 다시 하락세를 보이면서 100을 하회하는 중이다. 고금리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대출규제 강화로 주택 경기가 위축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물가수준전망CSI(143)는 전월 대비 3p 하락했다. 농산물·외식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임에도 석유류 가격 하락 폭 확대로 전체 상승률이 둔화된데 따른 것이다. 이외 임금수준전망CSI(117)는 전월 대비 1p 상승했다.

지난 1년간의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 및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은 각각 3.8%, 3.0%로 전월 대비 각각 0.1%p, 0.2%p 하락했다. 기대인플레이션의 경우 지난 2022년 3월(2.9%) 이후 최저 수준이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비중은 공공요금(65.3%), 농축수산물(45.9%), 개인서비스(24.6%) 순이이었다. 전월에 비해서는 농축수산물과 개인서비스의 응답 비중이 각각 2.4%p, 2.2%p씩 증가한 반면에 석유류제품 응답비중은 3.0%p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