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곤 역사칼럼니스트/청렴연수원 등록 청렴강사.
김세곤 역사칼럼니스트/청렴연수원 등록 청렴강사.

1월 4일에 국민권익위원회는 92개 지방의회(광역의회 17개소, 기초 시 의회 75개소)를 대상으로 '2023년도 지방의회 종합청렴도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청렴도 평가는 지역 주민 2만명, 직무 관련 공직자 7천명, 단체 및 전문가 7천명등 총 3만4천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인 '청렴체감도(80점)', 각급 의회가 1년간 추진한 부패 방지 노력 결과 평가인 '청렴 노력도(20점)'의 합산에서 부패사건 발생 현황(10점)을 감점한 결과로 이뤄졌다. 

평가 결과는 지방의회의 부패가 유독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청렴도 평가 평균 점수는 68.5점으로 나타났고, '청렴체감도'는 66.5점, '청렴노력도'는 77.2점에 그쳤다.  
 이는 작년 12월 28일에 발표된 행정기관·공직유관단체 종합청렴도 평균 점수 80.5점, ‘청렴체감도’ 점수 80.0점, ‘청렴 노력도’ 82.2점에 비해 크게 낮았다.

특히 직무 관련 공직자 등이 지방의회 의원의 부정부패를 직접 경험한 
'부패 경험률'이 15.51%에 달했는데, 이는 행정기관 · 공직  유관기관 공직자 부패 경험률 1.99%의 7배나 넘는 수치이다. 짐작은 했지만 지방의회의 부패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된 것이다. 

또 지방의회로부터 업무 처리 요구 등 갑질을 경험했다는 공직자 비율이 16.3%, 계약업체 선정에 부당하게 관여(9.9%)하거나, 특혜를 위한 부당 개입(8.4%)하는 경우를 보았다는 응답이 나와 지방의원들이 이해충돌방지법과 행동강령을 위반하는 상황이 여전히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 안성시 의회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8%, 전북 군산시의회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37%가 시의원의 부정부패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처럼 지방의회가 지방 의원의 사리사욕을 위한 도구로 전락한 것이다.  

한편 17개 광역의회 중에서는 경북도의회가 종합청렴도 1등급, 2등급은 경남도·울산시·전남도·충남도의회가, 3등급은 광주시·대구시·대전시·부산시·세종시·인천시·전북도·제주도의회가 받았다. 서울시의회와 충북도의회는 4등급, 강원특별자치도의회와 경기도의회는 5등급에 그쳤다. 

75개 기초 시의회 중에는 강원 동해시, 경기 동두천시, 전남 광양시의회가 1등급을 받았고, 2등급은 삼척·춘천·과천시 의회 등 21개 시의회, 3등급은 강릉·속초·군포시의회 등 27개 시의회, 원주·고양·광명시의회 등 18개 시의회는 4등급을 받았고, 태백·성남·수원·이천·안동·포항시 의회는 5등급이었다. 

요컨대 청렴도 평가 결과 최하위 5등급을 받은 지방의회는 경기도의회, 강원도의회, 강원 태백시의회, 경기 성남시의회, 수원시의회, 이천시의회, 경북 안동시 의회, 경북 포항시 의회 등 8개소였다.   

한편 징계처분을 받은 지방의원 의정비 감액 규정을 마련한 곳은 92개 지방의회 중 31개(33.7%)에 그쳤고, 구속된 지방의원 의정비 지급 제한 조항이 있는 곳도 41개(44.6%)에 불과하여 지방의회의 개선노력도 부족했다.

그런데 청렴도 평가에선 꼴찌를 한 곳도 의정활동비 올리기에 나서,시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지방의회 청렴도에서 꼴찌인 경기도 의회와 강원도 의회가 의정활동비 최고액 인상을 서두르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의정비가 인상되면 경기도 의원은 7400여만원, 강원도 의원은 6100여만 원을 받게 된다.) 

한편 조선일보는 1월 5일자 사설에서 ‘국회도 청렴도 평가를 하라’고 썼다.   

“ ... 권익위는 ‘지방의회 반부패 특별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우리 정치 구조상 지방 의원의 부패는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과도 연결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 지방 의원들은 국회의원에게 공천을 받는 대가로 지역에서 행동대원이나 선거운동원 역할을 해왔다. 국회의원에게 돈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권익위는 국회의원의 청렴도는 조사할 엄두 조차 못 내고 있다. 필요한 예산을 국회에 달라고 하면 주겠느냐는 이유를 댄다. 이번 기회에 국회가 청렴도 조사를 자청하고 권익위에 예산을 준다면 국민이 달리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