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믿어도 될까.

 만년 저평가로 외면받아 온 현대차 기아 주가가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영업이익이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1위를 기록하는 등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PBR이 각 각 0.53, 0.8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FnGuide, 삼성증권 
  현대차와 기아의 PBR이 각 각 0.53, 0.8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FnGuide, 삼성증권 

 이에 더해 PBR(주가순자산비율)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는 것도 주가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 기아, 드디어 2년만에 10만원 돌파하나...현대차 주가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부진

 기아 주가가 30일 10만원을 돌파했다. 2021년 2월이후 2년만이다.

 기아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0.5% 늘어난 11조6078억7300만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기아가 연간 영업익 10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률 역시 11.6%로 처음 두 자릿수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기아는 올해 판매 목표 320만대, 영업이익 12조원을 제시했다. 

 현대차 실적은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2023년 누계 기준 ▲판매 대수는 421만 6898대로 집계됐으며 러시아 공장 매각을 반영한 연간 실적은 ▲매출액 162조 6636억 원 ▲영업이익 15조 1269억 원 ▲경상이익 17조 6187억 원 ▲당기순이익 12조 2723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향후전망과 관련해 신흥국 위주 매크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실물경제 침체 등 예측하기 어려운 경영환경이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환율 변동성 확대, 업체 간 경쟁 심화에 따른 판매 관련 비용증가가 경영활동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차 주가는 전고점을 기록했던 2021년 2월의 21만7000원에 비해 10% 가까이 못 미쳤다.

  기아의 글로벌 ASP 추이. 자료=기아 SK증권
  기아의 글로벌 ASP 추이. 자료=기아 SK증권

 ◇ 주가 동력은 'PBR 1' 돌파여부가 관건

 그동안 현대차 기아의 실적 호조는 주가에 잘 반영되지 않은 면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부와 기업 모두 기업 밸류에이션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어서 주가 상승으로 작용될 지 주목된다.

 금융당국은 올해 상장사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운용할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금융위원회는 한국거래소와 협의해 상장사 업종별 PBR 비교 공시를 시작할 계획이다. 

 세부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한국거래소는 PBR 1배 미만 기업을 투자자들이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공시할 계획이다. 

 시가총액이 보유 자산보다 적은 PBR 1배 미만 기업이 스스로 주가 부양책을 내놓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코스피) 시장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업 중 PBR 1배 미만인 종목은 지난 26일 종가 기준 1104곳으로 집계됐다. 국내 증시 전체 종목의 절반이 넘는 57.68%에 해당한다. 

 삼성증권 임은영 모빌리티팀장은 "일본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을 벤치 마크한 것"이라며 "일본은 PBR 1배 미만 대기업에게 자사주 배당 등을 강력하게 권고해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임 팀장은 "현대차 기아는 높은 ROE,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PBR 1 배 도달이 가능한 대표적인 종목"이라고 분석했다.

  2022~2023년 미국내 메이커별 전기차 판매 비교. 자료=LSEG 로이터통신
  2022~2023년 미국내 메이커별 전기차 판매 비교. 자료=LSEG 로이터통신

 실제로 현대차 기아의 지난해 ROE는 각 각 13.5%, 21%였고 풍부한 현금 여력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주주환원 정책은 현대차 기아가 25% 배당성향에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는 3년간 자사주 1%씩 소각으로 주주환원율을 29%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5000억원의 자사주 매입과 50~100%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