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글로벌경제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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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이 지난해 거둔 당기순이익 규모가 전년 보다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충당금 적립과 IB자산 관련 평가손실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하나은행을 제외한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도 모두 뒷걸음쳤다.

■ 비이자이익 65.3% 늘고 이자이익 0.6% 줄어

하나금융그룹은 31일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3조45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3조5706억원) 대비 3.3%(1190억원) 감소한 수치다. 특히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당기순이익이 4737억원으로, 전분기(9570억원)보다 50.5% 감소했으며, 전년 동기(7128억원) 대비로도 33.5% 줄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측은 “수수료와 매매평가익 증가에 따른 비이자이익 확대와 우량자산 중심의 대출 성장, 전사적‧효율적 비용관리 등을 통한 견조한 이익창출에도 불구하고 선제적 충당금 적립 과 IB자산 관련 평가손실 등 비경상적인 비용인식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대비해 지난해 4분기 누적 3709억원의 대규모 선제적 충당금을 적립했다. 이를 포함한 충당금 등 전입액은 총 1조7148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41.1%(4998억원)나 증가했다. 또한 선제적 충당금을 제외한 대손비용률은 0.30%로 그룹의 경영계획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관리됐다.

비이자이익은 수수료이익(1조7961억원)과 매매평가익(8631억원) 등을 포함한 1조 90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5.3%(7531억원) 증가한 것이다. 운용리스, 퇴직연금 등 축적형 수수료가 개선됐고 금융시장 변동성을 활용한 유가증권 관련 매매평가익 증가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자이익은 8조95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528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수수료이익은 1조7961억원을 기록하며 5.4%(915억원) 늘었다. 이에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을 합한 연간 핵심이익은 10조74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6%(387억원) 증가했다. 그룹의 4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76%이다.

주요 경영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은 9.03%, 총자산이익률(ROA)은 0.59%이다. 전사적‧효율적인 비용 관리를 통해 그룹의 4분기 영업이익경비율(C/I Ratio)은 전년 동기 대비 1.3%포인트(p) 하락한 40.6%를 기록해 8년 연속 개선세를 이어갔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49%, 연체율은 0.45%이며 부실채권(NPL) 커버리지비율은 162.4%다. BIS비율, 보통주자본비율 추정치는 각각 추정치는 15.65%, 13.22%로 나타났다. 4분기 말 기준 총자산은 신탁자산 175조8930억원을 포함한 767조9737억원이다.

■ 하나증권 적자전환…카드‧생명 순익 각각 10.9%‧63.0% ‘뚝’

주요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은 지난해 4분기 7102억원을 포함해 연간 3조476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1년 전보다 12.3%(3808억원)나 증가한 수치로 우량자산 중심의 대출 성장과 전년 동기 대비 116.1%(5288억원)나 늘어난 비이자이익 등에 힘입은 결과다.

지난해 이자이익(7조9174억원)과 수수료이익(8708억원)을 합한 은행의 연간 핵심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9%(4084억원) 증가한 8조7882억원이었다. 은행의 4분기 순이자마진(NIM)은 1.52%다.

은행 외 관계사의 순이익은 모두 전년 동기보다 줄었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17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전년 대비 10.9% 줄었고, 하나캐피탈은 전년보다 27.4% 줄어든 2166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생명도 전년도 171억원에서 지난해 65억원으로 1년 사이 당기순이익이 62.3%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하나자산신탁의 순이익은 839억원에서 809억원으로 3.6% 줄었다.

하나증권과 하나저축은행은 각각 적자 전환했다. 하나증권은 투자 자산에 대한 보수적인 재평가와 선제적 충당금 반영으로 지난해 270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나저축은행은 순손실 규모는 132억원이다.

한편 이날 하나금융그룹 이사회는 주주들의 신뢰에 보답하고 주주가치 향상을 위해 기말 주당 16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은 세 차례의 분기배당 1800원을 포함해 전년 대비 50원 증가한 총 3400원이다. 이에 연간 배당성향은 전년 대비 1.0%p 증가한 28.4%를 기록했다.

2023년 초 실시한 1500억원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감안하면 2023년 회계연도의 총 주주환원율은 32.7%다. 또한 주가의 적정 가치를 확보하고 주가의 저평가 해소 및 주주가치의 지속적인 증대를 위해 3000억원의 자사주를 연내 매입‧소각하기로 결의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앞으로도 우수한 자본여력과 안정적인 자산건전성을 바탕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율 달성을 위한 노력과 함께, 금융을 통한 사회적 책임 실천으로 모든 이해관계자와 상생하며 우리 사회의 신뢰받는 동반자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