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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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 통신 시대가 열릴까.'

스테이지엑스가 28㎓ 대역 주파수 경매의 최종 승자가 되면서 고착화된 통신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를 지 관심이 모인다.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스테이지엑스는 밀봉입찰 방식으로 진행된 경매를 거쳐 28㎓ 대역 주파수 할당대상법인으로 선정됐다. 낙찰가는 4301억원으로 당초 전망치(1000억원)를 훨씬 상회했다. 최초 경매 시작가(742억원)와 비교하면 5배를 웃돈다.

주파수 업체 선정 과정에서 세종텔레콤이 1일차에 경매를 포기하면서 스테이지엑스와 마이모바일(가칭) 2개 업체로 좁혀졌으나 ‘제 4 통신사’ 타이틀은 결국 스테이지엑스가 거머쥐게 됐다. 

스테이지엑스는 주파수 할당 조건으로 3년 동안 전국에 기지국 6000대를 구축하고 주파수 혼·간섭 회피 등 의무 조치를 이행해야 한다. 이는 과거 기존 통신 3사에게 부여된 수준(1만5000대)보다 훨씬 완화한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엑스로부터 이용자 보호 계획, 기술인력 보유 여부 등 필요 서류를 검토하고 새로운 사업자가 시장에 조기 안착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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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회로 그리는 스테이지엑스··· 수익성·사업화 실현은 여전히 숙제

스테이지엑스는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가계통신비 절감, 5G 28㎓ 기반 혁신 생태계 구축이라는 3대 목표 아래 B2B, B2C를 아우르는 진짜 5G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대학, 병원, 경기장, 공연장, 공항 등 유형별 선도 기업·단체 내 구축을 우선으로 추진하고, 충분한 실증을 마친 뒤 서비스를 확산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또 제휴기업들을 통해 요금제·서비스를 설계하고 삼성, 애플, 구글, 폭스콘 등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28㎓를 지원하는 단말기 보급 확산에 일조한다는 구상이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는 "5G서비스 활성화를 통해 통신시장에서 새로운 브랜드를 부각시키고, 시장에도 새롭고 혁신적인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얼굴의 등장에 시장에서 거는 기대도 크다. 통신 사업자 중 기존 통신 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를 제외하고 경매를 통해 자체 주파수를 획득한 업체가 등장한 것은 2002년 이후 처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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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전 8기의 도전이 성공했던 이유에는 정부가 진입장벽을 낮추고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대표적으로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7월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발표하고 신규 사업자에 주파수 할당대가 인하를 비롯해 최대 4000억원의 대출 지원 등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의 각종 지원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수익 실현이 가능할 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많다. 차세대 네트워크로 꼽히는 28㎓ 대역은 '진짜 5G'라 불린다. 이론상 LTE 대비로 20배 빠르다고 알려져 있으나 기술상 전파 도달거리가 짧고 회절성이 떨어져 그간 통신 3사(SKT·KT·LGU+)는 전국망 기지국 구축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기존 통신 3사가 해당 주파수 대역에서 수익성을 이유로 모두 철수한 사업을 중소규모 업체가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내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의무 기지국 구축에만 최소 2000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되며, 제대로 된 통신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선 수천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앞서 신규 통신 사업자로 네이버, 쿠팡 등 대기업이 거론됐지만, 이들이 나서지 않은 배경에는 이같은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의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통신 사업은 기지국 구축 등 막대한 비용이 들며 정부 규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특수성이 있어 사업자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또 오랜 기간 기존 3사 체제가 워낙 견고했던 터라 고객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다만 스테이지엑스 측은 이러한 우려에도 자신 있다는 입장이다. 서 대표는 "온라인 기반의 이동통신 서비스 유통구조 혁신과 클라우드를 활용한 인프라 비용절감 측면까지 감안한다면 사업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