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주반도체)

 

지난해 제조업 생산지수가 상승했다. 반도체 수출이 살아나면서다. 다만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은 오히려 3분기 연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제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는 전 분기보다 1.6% 상승했다. 제조업 생산은 2022년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감소했지만, 반도체 시장이 살아나면서 지난해 2분기부터 3분기째 증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은 엔데믹 이후에도 부진이 거듭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제외 제조업' 생산은 전 분기보다 0.9% 감소했다. 2022년 2∼4분기 3분기 연속 줄어들었다가 지난해 1분기 반짝 증가(1.2%)했지만 2분기부터 다시 3분기 연속 뒷걸음질 쳤다.

작년 1분기까지 부진했다가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2분기 이후 생산 증가세가 확연한 전체 제조업 생산과 완전히 상반된 모습이다. 수출 감소로 인한 화장품 등 화학제품 생산 위축, 1월 스마트폰 신모델 출시에 따른 생산 지연 등이 지난해 12월 '반도체 제외' 제조업 생산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정부는 분석했다.

전기차 재고 조정에 따른 이차전지 생산 감소, 자동차 부품사 파업 등도 지난해 2분기 이후 반도체와 나머지 제조업 업종 간 온도 차를 키우는 요인이 됐다. 글로벌 고금리 긴축 기조, 중국·유럽 등의 더딘 경기 회복세 등이 반도체 외 일부 상품의 교역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제조업 생산을 제약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업 업종의 부진은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광공업 생산확산지수에도 드러난다. 생산확산지수는 생산 증가·감소 업종 수의 비율을 뜻하는 것으로 50 미만이면 감소 업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지난해 12월 72개 광공업 업종 중 전달보다 생산이 증가하거나 비슷한 업종은 21개에 그쳤다.

반면 생산 증가·보합 업종 수의 2배가 넘는 51개 업종의 생산이 전달보다 감소하면서 생산확산지수는 27.8로 내려앉았다. 전달(43.8)에 이어 두 달째 생산 증가업종 수가 감소업종 수에 못 미쳤다. 반도체 불황으로 제조업 부진이 극심했던 2022년 12월(15.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계는 최근 반도체 중심으로 제조업 회복세가 가시화하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반도체에 편중된 제조업 구조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경기 사이클에 따라 한국 경제의 희비가 갈리며 휘청이는 점도 구조적 개선 노력이 시급한 이유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