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오후 출국을 위해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6일 오후 출국을 위해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에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삼성 부당합병·회계부정' 1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설 명절을 앞두고 글로벌 현장경영에 박차를 가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전날 오후 김포공항에서 전세기를 통해 UAE 수도인 아부다비로 출국했다. 이는 전날 1심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후 공개된 첫 행보다. 설 연휴 기간을 이용해 해외 사업장을 방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삼성을 본격적으로 이끌기 시작한 2014년부터 명절마다 해외 사업장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해 왔다. 

작년 추석 연휴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이집트 등 중동 3개국을 찾아 삼성물산이 참여하는 네옴 산악터널 공사 현장 등을 점검하고, 임직원을 격려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지귀연 박정길 부장판사)는 전날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이 회장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의 항소 가능성이 있지만, 재계는 사법 제약이 없어진 이 회장이 그동안 밀렸던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 등을 진두지휘해 '뉴삼성'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이재용 경영 능력 시험대 올라… 해묵은 과제 해결 주목

재계에서는 이 회장이 경영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 만큼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회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당장 삼성전자의 주력인 반도체 사업은 지난해 연간 15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냈다.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37.5% 줄며 인텔에 1위 자리를 내줬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선점 경쟁에서는 SK하이닉스에 밀렸다. 스마트폰 사업 역시 애플에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 왕좌를 내줬다. 

미래 먹거리 발굴도 시급하다. 이 회장은 2022년 8월 복권 후 첫 공식 행보로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 참석해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당부하는 등 '세상에 없는 기술'을 강조해 왔다.

신설된 부회장급 조직인 '미래사업기획단'의 향후 행보도 주목된다. 부회장급을 중심으로 한 이 조직은 글로벌 경기 악화, 반도체 시장 불황 등의 여파로 삼성전자가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신성장 동력 발굴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르자 출범한 바 있다. 앞으로 대규모 M&A와 미래먹거리 발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