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의 HMM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인수전에서 경쟁했던 동원그룹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7일 산업은행은 보도자료를 통해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 우선협상대상자는 7주에 걸친 협상기간 동안 상호 신뢰하에 성실히 협상에 임했으나, 일부 사항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앞으로 업계 상황 등을 고려한 후 HMM 보유지분 57.9%에 대한 재매각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HMM 매각에 뛰어들었던 기업들의 재도전 가능성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특히 최종 입찰에서 경쟁한 동원그룹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HMM 인수전에서 동원그룹은 하림이 제시한 6조4000억원보다 2000억원 적은 금액을 제시하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한 바 있다. 당시 동원그룹은 "아쉬움이 크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동원이 재입찰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사진=HMM)
(사진=HMM)

다만 현재 해운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동원그룹이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해운동맹 재편으로 HMM의 경쟁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통상 해운업체들은 특정 항로 내 선사간 과잉 경쟁을 피하기 위해 운임·영업조건 등을 합의한 해운동맹을 맺는다. 이는 불호황주기가 극단적인 해운업 특성상 해운동맹을 통해 불황일 때, 동맹 내 물동량을 통해 최소한의 수익을 보전하기 위함이다. 대표적으로 '2M'과 '오션 얼라이언스', '디 얼라이언스' 등 3곳의 해운동맹이 있다.

HMM은 이 중 디 얼라이언스 소속인데, 동맹 가운데 세계 5위 선사인 독일의 하팍로이드가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와 함께 내년 2월부터 '제미니 협력'이라는 새로운 해운 동맹을 창설하기로 했다. 하팍로이드는 디 얼라이언스 내 유일한 유럽 선사이자 가장 많은 선복량을 가진 선사다. 하팍로이드가 탈퇴하면 디 얼라이언스에는 아시아권 선사만 남게 된다.

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불똥으로 수에즈 운하를 통한 물류가 차질 빚는 등 해운업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문제도 있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인수에 뛰어들 때와 현재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며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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