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연내 국내 신선식품 시장 진출을 예고한 가운데, 국내 유통업계는 알리가 신선식품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알리는 국내에서 신선식품 분야 상품기획(MD) 경력직 직원을 채용 중이다. 

채용 조건은 온라인 그로서리나 리테일 분야에서 8년 이상 근무한 전문가로 한국 시장 분석과 소비자 동향 파악, 한국 내 신선식품 벤더 및 공급자, 셀러 등 파트너 물색, 관계자와 파트너십 구축 등의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알리가 신선식품까지 진출할 경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신선식품으로 얻는 수익은 크지 않더라도 반복적인 수요가 발생해 충성 고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 집에서 해먹기 어려운 중국음식을 중심으로 높은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마라탕이나 마라샹궈 등에 들어가는 갖가지 재료를 예로 들 수 있다. 이 경우 국내 소비자들에 익숙한 식품이고, 나름대로 특색이 있어 경쟁사 대비 차별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알리의 신선식품 도전이 되려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신선식품의 경우 공산품에 비해 유통기한이 짧고, 온도와 습도 등에 민감해 보관 및 배송 과정에서 '콜드체인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콜드체인 시스템은 물류센터에서부터 배송차량까지 냉장이 가능해야 하는데, 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비용은 통상의 상온 물류보다 50% 이상의 비용이 더 들어간다.

아직 한국에 물류센터조차 갖추지 못한 알리가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물류망을 갖추기 위해 소모된 비용은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것이다. 이는 알리가 가진 '초저가'라는 특징을 희석시킬 가능성이 크다.

다만 CJ대한통운 등 국내 물류업체와 협업을 통해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도 국내에 진출할 수 있다.

중국산 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도 문제다. 중국산 공산품도 믿기 힘든데 입으로 들어가는 식품에 대한 거부감은 더욱 크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모든 중국산 식품이 나쁜 것은 아니다. 실제로 국내 소비자들은 의외로 많이 섭취하고 있다"면서도 "지난해 소변맥주 논란 등 중국산 식품의 신뢰성은 대체로 낮다.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신선식품 시장에 안착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 측은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