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국경제신문 출판사
사진=한국경제신문 출판사

현대사회는 수많은 가치와 관점이 공존하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흑백논리, 진영논리가 강하다. '나와 다름'이 내가 생각치 못한 새로운 시선이 아닌 무조건적 배척의 대상이 돼버린지 오래다. '책 한권 읽은 사람이 가장 무섭다'란 말도 있다. 짧은 지식을 바탕으로 세상을 제멋대로 재단하며 편견과 아집에 사로잡히는 잘못을 범하지 말자는 의미다. 그만큼 세상사를 균형잡힌 시선으로 바라보기 힘들다.

허원순 한국경제신문 수석논설위원이 최근 펴낸 '논리의 힘 지식의 격'(한국경제신문 출판사)은 그래서 더욱 주목받는다. 이 책에는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56가지의 논쟁거리에 대해 균형잡힌 시각으로 이슈를 바라보고, 공정한 논리를 찾는 법이 담겨있다. 

“건강식품의 당근마켓 거래, 허용해도 될까?”
“국회의원을 250명으로 감축하자는 주장은 타당한가?” 
“춘천·아산까지 확대되는 GTX, 134조 원 투입할 가치 있나?” 
“5인 미만의 사업장 근로기준법을 적용, 근로자에게도 도움이 될까?”
“친환경 에너지 정책, 좀 더 현실적인 전략을 선택할 수 있을까?”

위 논제들은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논쟁거리로 쉽게 답을 내기 힘든 것들이다. 예를 들어, 친환경 에너지 정책의 경우, ‘RE100(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캠페인)’보다는 국내 실정에 맞는 ‘CFE100(RE100과 달리 원자력을 포함한 무탄소에너지를 인정한다)’을 추구하는 것이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하나의 국제적 흐름으로 자리 잡은 RE100을 외면하면, 이러한 기류를 주도하지 못하고 수출 등 국제 거래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이처럼 찬반의 입장을 모두 파악해야만, 최선의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러한 문제는 멀게 느껴져도 우리의 생활과도 밀접한 문제들이다. 

허 논설위원은 이처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는 이슈에 대해 나만의 논리를 찾는 방법을 이 책에 담았다. 단순히 자신의 논리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 첨예한 갈등을 빚었던 시사이슈를 모아 ‘찬성-반대-생각하기’ 3단계 과정을 통해 서로 다른 생각에 귀를 기울이고 조율하는 과정을 담았다. 나와 다른 관점을 통해 상식의 범위를 넓히고, 나아가 사고의 깊이를 더해 가장 좋은 선택을 하게 돕는 것이 논리의 힘이라는 걸 보여준다.

신간 '논리의 힘 지식의 격'은 논술에 대비하는 고등학생, 면접을 준비하는 대학생, 교양 있는 사회인을 위한 시사 교양서로 출간되었던 '토론의 힘, 생각의 격'의 후속작이다. 1편에서는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커다란 경제 현안들을 주로 다뤘다. 후속편에서는 중고거래 활성화, 예금자보호법, 3만 원 권 화폐 발행, 기여입학제도, 독신지원금 등 좀 더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현안들을 다루고 있다. 

허원순 논설위원은 기자로서, 논설위원으로서 찬반 이슈에 대해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관점을 제공하기 위해 다른 생각에 귀를 기울이는 훈련을 해왔다. 그 과정을 오롯이 보여주는 이 책은, 취업면접과 논술에 대비하는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에게는 훌륭한 교재가, 수많은 문제들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갈등하는 사회인들에게는 사고의 지평을 넓혀주는 교양서가 될 것이다. 

지은이 허원순은...
한국경제신문 수석논설위원으로 논설위원실에서 14년, 신문사 근무로는 35년째 일하고 있다. 한경 지식사회부장과 국제부장을 지냈으며, 정부의 각종 위원회에도 여러 곳 참여해왔다. 공공기관운영위원과 기획재정부·행정안전부 성과평가위원을 지냈다. 중앙투자심사위원을 비롯해 교부세위원, 지방공기업정책위원, 지방재정위기관리위원, 지방공기업선진화추진위원, 행정안전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지냈거나 하고 있다. 국가보훈부, 서울시, 금융감독원, 한국예탁결제원, 여신금융협회, 가톨릭대학교 등 자문위원도 해왔다. 현장기자 때는 청와대, 총리실,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금융감독위원회, 산업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 정부 부처를 주로 담당했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을 두 번 받았으며, 지방재정발전 기여로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 대통령 해외출장에 17차례 동행 취재를 하는 등 취재로 46개국을 방문했다. 쓴 책 가운데 '토론의 힘, 생각의 격'과 '하이테크 시대의 로테크'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세종도서에 선정됐으며, 이밖에 '대통령으로 산다는 것', '맛있는 경제 톡 쏘는 경제'(공저) 등을 썼다. 서울대학교 인문대학과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을 졸업했으며, 미국 조지타운대학교에서 1년간 객원연구원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