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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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말 가계 빚이 1886조원을 넘어서며 전분기에 이어 또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고금리 장기화 속에서도 주택담보대출만 15조원 이상 늘어난 영향이다. 연말 카드 사용이 늘어난 점도 가계 빚 증가에 한몫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에 따라 가계 빚 증가세는 다소 둔화됐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계신용(가계대출+판매신용) 잔액은 188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 말 대비 8조원 늘어난 것으로, 지난해 3분기(1878조3000억원) 이후 1개 분기 만에 사상 최대치를 다시 썼다. 다만 증가폭은 전분기 17조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절반가량 축소됐다.

연간 가계신용 증가액은 18조8000억원으로,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래 세 번째로 낮았다.

가계신용은 가계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가계부채를 의미한다.

자료출처=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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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영혼까지 끌어다 투자)·빚투(빚내서 투자) 등으로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우던 가계신용은 지난 2022년 4분기 3조6000억원 줄어들며 10년 만에 첫 감소세로 돌아선 바 있다. 이후 지난해 1분기에도 14조4000억원 줄었던 가계신용은 2분기 8조2000억원 늘면서 증가로 다시 전환한 뒤 3분기 연속 증가세다.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경우 잔액이 전분기 말 대비 6조5000억원 증가한 1768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말 각각 8조7000억원, 14조4000억원 증가한데 이어 3개월 연속 늘었으나 증가폭은 크게 축소됐다.

가계대출 상품별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분기 말보다 15조2000억원 늘어난 106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17조3000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해 증가폭은 다소 축소됐으나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서울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입주물량이 몰리면서 집단대출이 증가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703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8조7000억원 줄었다. 9개 분기 연속 줄고 있는 것으로, 감소폭도 전분기 2조9000억원 대비 확대됐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과 기타금융기관에서 전분기 말 대비 각각 11조4000억원, 1조원 증가했다.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5조8000억원 줄었다.

신용카드 이용액을 나타내는 판매신용 잔액은 지난해 4분기 말 11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판매신용은 연말 계절적 요인으로 신용카드 사용이 늘면서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전분기 말 대비 1조5000억원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