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탈당 선언한 김영주 의원
더불어민주당 탈당 선언한 김영주 의원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통보를 받은 비명(비이재명)계의 반발이 커지면서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 등 제3지대의 '이삭줍기'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하위 평가 결과를 통보받은 이들 비명계 사이에서 '집단탈당' 움직임까지 보이자 이들을 겨냥해 '러브콜'을 잇따라 보내는 것이다.

민주당이 진보당과 선거연합 협상 과정에서 울산 북구를 진보당 후보로 단일화하기로 결정하면서 해당 지역구 공천에서 제외된 재선의 이상헌 의원에 관한 물밑 영입전도 시작됐다.

제3지대 정당이 현역 의원 영입에 공을 들이는 건 원내 다섯 석 이상을 확보하면 선거 보조금 규모가 크게 상승하는 데다 거대 양당에 이은 '기호 3번'을 확보할 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22일 MBC 라디오에 나와 하위 20%에 들어간 민주당 의원들에게 "새로운미래에 합류해주시는 것이 방법일 수 있다"고 공개 구애했다.

그러면서 "합류 가능성을 강하게 말씀하신 분도 계시다"고 했다. 집단 탈당 가능성에는 "1단계 분수령은 이번 주말에, 민주당 내부의 괴멸적 충돌은 내주 전반에 나타나지 않을까"라고 전망했다.

이 공동대표는 하위 20%에 들어간 의원들이 상당부분 당에 잔류해 경선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승산이 어느 쪽에 더 있을까 이런 걸 보겠지만, 이대로 판이 갈 것 같지는 않다. 조금 더 판이 크게 움직이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이번 주말을 지나 하위 20%에 대한 통보 작업이 마무리되면 공천 탈락을 전망하는 의원들의 실제 탈당이 터져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벌써 탈당을 공식화한 김영주 국회부의장에 관해서도 "위로 전화를 드렸는데 전화가 통하지는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친문 비명계 출신인 김종민 공동대표는 직접 비명계와 긴밀히 접촉하며 계속해서 합류를 설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운미래 주요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상헌 의원에게도 접촉할 예정"이라며 "조만간 하위 20% 명단 통보가 다 끝나면 집단적 움직임이 있을 것이고 5∼8명 정도가 이탈해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개혁신당 역시 김영주 부의장과 이상헌 의원 영입을 위해 접촉을 시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개혁신당 관계자는 "김 부의장, 김 의원 등과 접촉하고 있다. 현역 의원을 모시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단 개혁신당 내부에서는 새로운미래와 결별 이후 이념·가치 노선이 다른 민주당 의원들의 합류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관계자는 "(김 부의장, 이 의원 합류의) 실현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현역 의원도 영입하려 하지만, 아직 진척 상황은 없어 보인다.

국민의힘이 공천 탈락자의 탈당 이후 제3지대 합류를 방지하기 위해 '텃밭'인 영남권 공천 결정을 미루고 있다는 게 개혁신당의 주장이다.

어제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라디오에 출연해 "(국민의힘) 공천은 전제조건이 '어떻게 하면 제3지대에 원내 의원을 뺏기지 않을까'라는 것이 기준이 아니었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영주 부의장에 대해선 국민의힘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당내에선 김 의원이 그간 극단적 성향을 나타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입당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가 흘러 나온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김 부의장 영입설에 대한 질문에 "국민의힘은 상식을 가진 분을 대변하는 정당이고, 극렬 지지층 일부의 눈치를 보는 정당이 아니다"라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에 대한 믿음이 있는 다양한 분들이 많이 모일 때 더 유능해지고 국민을 위해 더 많은 일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전날에도 "김영주 부의장은 대단히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분으로 기억한다"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은 공천 컷오프가 결정된 의원들의 집단 탈당을 우려하며 문단속에 나서고 있다.

최혜영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공천 배제 의원들의 집단탈당 가능성에 "최대한 원내대표께서 막으려고 한다. (탈당 가능성 있는 의원들과)소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