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특별사면을 하루 앞둔 27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 정문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특별사면을 하루 앞둔 27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 정문에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발언하고 있다. 

 

오는 4·10 총선 공천 파동으로 격랑에 빠져든 더불어민주당이 곧 더 큰 폭풍을 마주할 태세다.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에 비명(비이재명)계가 상당수 포함된 데다 경선 여론조사 업체의 불공정 논란까지 커지면서 당내 계파 갈등은 이미 임계치에 다다랐다.

여기에 홍익표 원내대표가 비공개 지도부 회의를 통해 이재명 대표에게 공천 문제를 정면으로 들이받으면서 '투톱 갈등' 양상으로까지 번졌다.

그러나 당내에선 공천 파동은 이제부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파괴력이 더 센 이슈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이중 가장 큰 뇌관은 임종석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의 중·성동갑 공천 여부라는 게 중론이다. 이 지역은 홍 원내대표의 지역구 이동(서초을)으로 전략 지역으로 지정돼있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선 공천 불가 의견이 다수를 차지한다. '윤석열 정부 탄생 책임론'과 더불어 임 전 실장이 과거 이 곳에서 두 차례 의원을 역임했고, 여당이 '86 운동권 청산론'을 편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든다.

전략공관위는 임 전 실장에게 송파갑 출마를 타진했으나, 임 전 실장은 중·성동갑 출마를 고수하고 있다.

비명계에선 임 전 실장을 공천에서 제외하면 '친문 학살'로 판단하고 일명 '명문 전쟁'(친명·친문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멘토'인 이해찬 전 대표가 총선 승리를 위한 '원팀'을 위해 임 전 실장의 중·성동갑 공천을 용인해야 한다는 의미를 이 대표에게 전한 것이 상황에 변수가 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1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이재명 대표와 회동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1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이재명 대표와 회동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 전 대표의 한 인사는 "이 전 대표가 지금 시스템 공천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면서 "그런 우려를 이 대표 측에 전한 것으로 알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이 '여전사 3인방'으로 지칭하며 수도권 전략공천 가능성을 거론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비롯,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이언주 전 의원의 공천도 머지않아 결정된다.

무엇보다 이들 가운데 이언주 전 의원의 공천 문제는 비주류의 반발과 불만을 더욱 자극할 수도 있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선거일이 임박해 전략 공천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어서 이번 주에는 임 전 실장뿐 아니라 추 전 장관, 전 전 위원장, 이 전 의원 등 쟁점이 되는 인물들의 공천 여부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공천 배제자들의 반발 확산도 차단해야 한다.

4선의 김영주 국회부의장(영등포갑)과 초선의 이수진(동작을) 의원 등 탈당자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고 전주 의원 평가 하위 20% 통보가 대부분 마무리된 만큼 비명계의 집단적 이탈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4선의 노웅래(마포갑) 의원은 나흘째 단식 농성 중이다.

라임 사태 관련 금품 수수 혐의로 재판 중인 재선의 기동민(성북을) 의원에 대해선 당초 공천배제를 검토했으나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이달 27일 공관위 도덕성 검증위가 소명을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당이 기 의원의 컷오프 결정을 내릴 경우 동일 혐의로 재판 중인 친명계 이수진(비례) 의원에게 경선 기회를 준 점을 비명계가 정면으로 문제 삼을 수 있다.

이와 함께 친명 인사들과 비명계 현역 의원들의 경선 결과도 공천 갈등에 불을 붙이는 또 다른 도화선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