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각 사)
(사진=각 사)

알리익스프레스(알리)와 테무, 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에 쿠팡과 네이버 등 국내 이커머스 2강의 전망도 나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매출액 31조8298억원(243억8300만달러), 영업이익 6174억원(4억7300만달러)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8%, 흑자 전환한 수치다. 연 매출은 32조원에 달해 이마트와 롯데쇼핑을 뛰어넘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2010년 창립 이래 줄곧 적자만 내오다가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활성 고객도 210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말 1811만5000명에서 16% 늘었다. 고객 성장률도 매 분기 늘어났다. 지난해 1분기 5% 수준에서 4분기에는 16%로 확대됐다.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보면 더 견실한 흐름을 보인다. 쿠팡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8조6555억원(65억6100만달러), 영업이익 1715억원(1억3000만달러)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0%, 51%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 기간 핵심 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의 경우 매출액이 8조2954억원(62억8800만달러)에 달한다. 직전 분기(59억6602만달러) 대비 5% 늘어난 수치다.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는 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 등 국내 이커머스 사업을 의미한다. 쿠팡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공습이 본격화된 시기에도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의 매출액을 분기마다 미화 기준 5%씩 늘리고 있다.

반면, 네이버는 사정이 다르다. 네이버는 지난해 커머스 사업에서 매출액 2조546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41.4%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월 인수한 포시마크의 회계변경 효과를 제외하면 매출 증가율은 14.8%다. 이는 직전년도 매출액 성장률인 21%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거래액을 보면 지난해 4분기 12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으나, 포시마크의 회계변경 효과를 제외하면 전년 대비 4.9% 성장한 것에 그쳤다. 같은 기간 국내 온라인 쇼핑몰 거래액 성장률이 10.6%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평균에 못 미치는 수치를 기록했다.

업계는 네이버 커머스 사업의 매출 증가는 이커머스 시장 내 영향력 강화에 따른 것이 아닌 각종 수수료 인상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네이버는 지난해 수익성 강화의 일환으로 각종 서비스의 유료화 및 수수료를 인상했다. 지난해 3월 정기구독 솔루션의 사용료를 부과했고, 4월에는 커머스 솔루션을 유료화했다. 이어 10월엔 도착 배송 솔루션의 무료 프로모션을 종료하고 유료로 전환했다. 또 같은 달 브랜드스토어의 수수료도 최대 4%로 인상했다. 시장 점유율을 포기하고 수익성 강화를 선택한 셈이다.

알리와 테무, 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영향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이커머스 2강인 쿠팡과 네이버의 전망은 상반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에 대해서 "비교적 잘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네이버에 대해서는 "고객 이탈을 걱정해야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커머스는 상품 구색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래야 고객 수가 증가하고 판매자도 늘어나 상품군과 판매량이 더 다양해지고 다시 고객을 불러오는 선순환 구조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쿠팡은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도 꾸준한 투자를 통해 자체 배송망과 직매입 구조를 갖췄다. 판매자들에게 안정적인 수익을 보전해 주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선순환 구조가 정착하면서 이익을 얻고 있다"며 "중국 이커머스가 영향력이 커져도 쿠팡은 별 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네이버의 경우 "수익성 강화 전략을 통해 매출을 끌어올렸고, 지속해서 수수료를 올리겠다고 밝혔다.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에 판매자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네이버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판매자 이탈 현상이 불거질 수 있다"며 "이는 네이버 커머스 사업의 경쟁력을 낮추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