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자산관리 기자간담회'에서 송현주 우리은행 자산관리그룹 부행장이 ‘고객에게 드리는 자산관리 6대 다짐’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김은주 기자
7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자산관리 기자간담회'에서 송현주 우리은행 자산관리그룹 부행장이 ‘고객에게 드리는 자산관리 6대 다짐’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김은주 기자

우리은행이 상품판매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으로의 영업 기준 대전환을 통해 ‘자산관리 전문은행’으로 도약한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를 위해 가칭 부동산리서치랩을 신설하고 부동산 전문가 함영진 전 직방 빅데이터랩장을 영입했다.

이와 함께 12명의 분야별 대표 전문가들로 구성된 일명 ‘자산관리드림팀’을 발족했으며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특화채널도 3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불건전영업을 한 PB(프라이빗뱅커)에 대해선 자격을 영구 박탈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도 도입한다.

■ “홍콩ELS로 무너진 신뢰회복”…‘판매 중심’→‘고객 중심’으로

우리은행은 7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4년을 ‘고객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자산관리 전문은행’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있으며, 차별화된 6대 대고객 다짐을 통해 고객 신뢰와 자산관리 경쟁력을 키워나가는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먼저 우리은행은 ‘판매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 포트폴리오’를 자산관리 영업의 최우선 원칙으로 삼겠다는 다짐을 내놓았다. 2019년 파생결합증권(DLF) 사태부터 최근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대규모 손실 사태까지 계속되는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인해 금융권의 자산관리 영업 전반에 깊어진 고객 불신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은행권 처음으로 AI 기반 시장예측 시스템을 구축하고, 과거수익률에 더해 미래수익성까지 반영한 자체개발 투자상품 평가모델 WISE(Woori Investment-Product Scoring Entity)를 본격 가동했다

최근 새롭게 영입한 함영진 부동산리서치랩장(전 직방 빅데이터랩장)을 비롯해 부동산·포트폴리오·투자상품·세무 등 각 분야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이른바 ‘자산관리드림팀’도 발족했다. 우리은행은 ‘자산관리드림팀’을 필두로 고객에 대한 일대일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불특정 다수 고객에 대한 강연, 언론 기고, 방송 출연 및 유튜브 콘텐츠 등을 통해 우리은행의 자산관리 역량을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영업현장 PB인력들의 역량도 지속적으로 끌어올려 은행권을 대표하는 스타급 인력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국내은행 중 유일하게 판매자격증을 보유한 PB인력이 일반창구가 아닌 PB창구에서만 투자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보유한 PB인력은 총 641명이다

현재 6곳에서 운영되고 있는 고액자산가 전용 특화 브랜드 ‘투체어스W’는 반포‧강북 등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오는 2026년까지 20곳으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우리은행은 앞서 지난해 7월 투체어스W 청담과 대치를 시작으로 올 1월에는 수도권 외 거점으로는 처음으로 ‘투체어스W 부산’을 개점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또한 경제전망·재테크·부동산 등 전통적 영역뿐만 아니라 기업경영·해외투자·가업승계 등 다양한 영역까지 자산관리 컨설팅을 확대하기로 했다. 불완전판매·상품설명 미비·수익률 보장 등 불건전영업에 대해서는 PB자격 박탈은 물론, 손실이 발생한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냉정하게 책임을 따지기로 했다.

■ ‘기업금융‧자산관리’ 투 트랙으로 당기순이익 1등 달성한다

우리은행이 자산관리 부문 강화에 나서는 이유는 실적 개선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에 비해 13% 후퇴한 2조5159억원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뒤처진다.

이에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지난 1월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올해 시중은행 당기순이익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조병규 은행장이 대외적으로 이같은 목표를 천명한 배경에는 올해 기업금융과 자산관리 부문 성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지난해에는 ‘기업금융 명가’ 지위 회복에 박차를 가했다면 올해는 타행에 비해 약세인 자산관리 부문 강화에 공을 들여 우리은행 사업포트폴리오가 효율적으로 재구성하는 한편 수익성도 크게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더욱이 올해는 홍콩H지수 ELS로 인해 금융권에 대한 고객 불신이 극에 달한 만큼 향후 생존을 위해서라도 은행들이 자산관리서비스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봤다.

송현주 우리은행 자산관리그룹 부행장은 “완전판매를 통한 고객신뢰가 더욱 단단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믿고 맡길 수 있는 자산관리 전문은행으로 도약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