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값이 잇따라 치솟으면서 3월에도 과일, 채소 값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10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농업관측 3월호' 보고서에서 3월 토마토, 딸기, 참외 등 주요 과채륫값이 지난해 동월보다 큰 폭으로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달 토마토 도매가격, 1년 전보다 44% 오를 것"…출하량 하락

농경연은 이달 토마토와 대추방울토마토 도매값을 각각 2만3000원(5㎏ 기준)과 2만4000원(3㎏ 기준)으로 한 해 전보다 43.9%, 11.2% 인상할 것으로 예측했다.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 최대·최소를 배제한 3년간 평균치인 평년 도매값 대비 각각 51.8%, 34.1% 비싼 수준이다.

딸기와 참외 도매값은 각각 2만2000원(2㎏ 기준), 8만5000(10㎏ 기준)으로 예측했다. 지난해 동월 대비 각각 17.7%, 5.1% 비싸고 평년 대비 33.1%, 20.9% 인상한 가격이다.

농경연은 과채륫값 오름의 주된 요인으로 '출하량 감소'를 꼽았다.

토마토는 올해 1∼2월 생육기 일조시간이 부족해 착과율(열매가 달리는 비율)이 적어 졌고, 토마토가 높아지고 익는 기간도 길어졌다. 대추방울토마토도 일조시간 하락으로 착과율이 줄어든 데다 병해가 증가했다. 딸기, 참외 작황도 부진했다.

이들 과채류는 현재 값이 높은 사과, 배 등 과일을 대체할 수 있는 품목이다. 하지만 대체품값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소비자 부담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나타냈다.

작년 기상 재해 여파로 올해 사과와 배 값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고, 전월 하순 기준 도매값은 모든 값이 지난해 동기의 두 배에 달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햇과일이 본격 출하되는 추석 전후까지는 사과, 배 값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나타내고 있다.

더욱이 정부가 설 성수기 사과, 배 공급을 증가하면서 저장 물량은 부족한 상황인 만큼, 값이 더 오를 우려도 있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앞선 기자간담회를 통해 "사과, 배는 햇과일 출하 전까지 가격 강세가 불가피하다"며 "최근 물가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물가 안정을 위한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더욱이 '국민 과일'로 꼽히는 사과값이 크게 인상하자 일각에서는 수입에 관한 요구도 계속되고 있으나, 정부는 병충해 유입 방지 등을 위한 검역 협상이 필수인 만큼 당장의 수입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와 농식품부는 설명자료에서 검역에 관해 "과학적 증거에 기반해 수입위험분석 절차를 진행해 오고 있다"며 "이외 다른 요인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애그플레이션 우려…"배추·애호박·오이 등도 비싸진다"

이어 농경연은 3월에 과일 대체 품목뿐 아니라 다른 농산물값도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3월에도 농산물값 상승세가 전반적인 물가 인상으로 계속되는 '애그플레이션' 우려가 상존한다는 것이다. 전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 동일 달보다 3.1% 상승하면서 신선과실과 신선 채소 상승률이 각각 41.2%, 12.3%를 나타냈다.

농경연은 이달 대파 도매가격은 1㎏에 2950원으로 지난해 동월과 비교해 50.5% 인상하고 평년값 대비 두 배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배춧값은 10㎏에 9500원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36.8% 비싸고 평년보다 16.4% 높을 것으로 예측했다.

파프리카(빨강)는 5㎏에 4만원으로 14.9% 비싸고 평년보다 31.0%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고, 애호박은 20개에 3만9000원으로 한 해 전과 평년에 비해 각각 29.5%, 62.0%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함께 백다다기오이는 100개에 7만5000원, 취청오이는 50개에 5만2000원으로 지난해 동월보다 각각 12.4%, 12.8%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평년 대비 각각 37.6%, 49.4% 인상한 가격이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과일 등 농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며 소비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산물 생산은 기후 영향을 많이 받기는 하지만 정부가 수급 상황을 세심하게 예측하는 것이 필요하고 유통 과정 등에서 가격 왜곡 문제가 없는지 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