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수출은 회복세에 접어든 반면 내수 시장은 둔화한다는 국책연구원의 경기 흐름 판단이 유지됐다. 일부 내수 지표의 '플러스'는 한시적 요인이 높다고 판단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발간한 '경제동향 3월호'에서 "최근 국내 경제는 내수 둔화가 이어졌으나 수출이 회복세를 나타내며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일부 내수 지표의 상승세에도 KDI는 여전히 "고금리 기조로 소비와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된다"고 봤다.

상품 소비인 소매판매액 지수(계절조정)는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각각 0.6%, 0.8% 상승했다. 하지만 전년 같은 달 대비로는 7개월 연속 하락세다.

KDI는 "작년 1월에 있던 설 명절이 올해는 2월로 이동해 1월 상품 소비에 조업일수 증가라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동시에 명절과 밀접한 소비 감소의 부정 요인으로도 작용했다"고 했다.

설 명절 요인을 제외한 계절조정 전월에 비해 승용차(-16.2%) 등 금리에 민감한 품목을 중심으로 부진하다고 판단했다.

KDI는 "고금리 기조로 인한 지출 여력 축소와 공급 여건 악화에 따른 일부 품목의 물가 상승 폭 확대는 소비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KDI는 서비스 소비도 대면 업종을 시작으로 미약한 상승세라고 봤다.

올해 1월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4% 증가했으나 KDI는 조업 일수 영향으로 한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풀이했다. 계절조정 전월에 비해 기준으로 숙박·음식점업(-0.2%)이 넉 달 연속 하락하는 등 정체된 모습이라고 부연했다.

지난 1월 설비투자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1% 올하 전달(-5.8%)에서 오름으로 바뀌었다.

KDI는 역시 기저효과, 조업일수 확대 등 한시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전월에 비해 5.6% 하락해 부진한 흐름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반도체 관련 설비투자의 회복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는 일부 나타났다"고 밝혔다.

반도체 경기 개선으로 반도체 투자와 밀접한 특수산업용기계 투자지수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큰 폭의 오름으로 바뀐(-11.3%→12.7%) 것이다.

건설기성의 반짝 상승 전환도 단기적 영향으로 판단했다.

지난 1월 건설기성(불변)이 지난해 동월보다 17.6% 오른 것을 놓고 KDI는 "조업 일수가 증가하고 공사 마무리 작업이 집중되면서 단기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했다.

이어 "공사 종료를 앞둔 현장을 중심으로 실적이 많이 증가한 점을 감안할 때 향후 건설기성의 증가세는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건설 경기의 선행지표 격인 건설수주의 큰 폭 하락을 감안할 경우 앞으로 건설 투자는 둔화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수출은 반도체를 시작으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풀이됐다.

전월 수출은 조업일수 하락(+2.5일→-1.5일)으로 전달(18.0%)보다 상승률이 줄어든 4.8%를 나타냈다. 하루 평균 기준으로는 전달(5.7%)보다 높은 12.5%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글로벌 경기 하락에 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글로벌 교역 부진도 완화되면서 수출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전월 소비자물가 증가율이 농산물과 석유를 시작으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3.1% 상승했지만 KDI는 기조적인 물가 오름세는 둔화 흐름이 유지됐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