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사진=연합뉴스)
쿠팡.(사진=연합뉴스)

쿠팡이 역직구 시장 확대와 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넓히는 등 커머스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중국 이커머스 공세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로켓직구 서비스를 일본으로 확대했다. 기존에는 미국(2017년)과 중국(2021년), 홍콩(2022년)을 제공 중이었다. 

로켓직구는 쿠팡의 현지법인이 해외 제품을 직접 구입해 판매하는 서비스다. 무료 배송이 가능하고 무엇보다 제품 신뢰성이 강점이다. 

쿠팡 로켓직구의 일본 확대로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제품의 구입이 가능해졌다.

대표적으로 닛신(Nissin), 메이지(Meiji), 르타오(LeTao), AGF 등 식품/간식류와 센카(Senka), 비오레(Biore), 피노(Fino), 츠바키(Tsubaki), 일본 피앤지(P&G) 등 생활용품/뷰티 브랜드의 제품, 지브라(Zebra), 미쓰비시(Mitsubishi), 펜텔(Pentel) 등 홈/키친 용품과 도서/문구 제품을 살 수 있게 됐다.

이에 앞서 1월 쿠팡은 정부가 지정한 인구감소 지역(관심 지역 포함)인 강원 강릉·동해·삼척과 경남 통영·사천, 경북 안동·영천·영주·경주, 전남 영암과 전북 김제, 충남 공주·논산·보령·예산, 경기 가평 등 16곳의 로켓배송 지역을 추가했다.

쇼핑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산간벽지에까지 로켓배송을 선보이는 등 쿠팡은 이른바 '쿠세권'이라 불리는 로켓배송 가능 지역을 꾸준히 넓히고 있다. 

쿠팡이 로켓직구 서비스를 일본으로 확대했다.(사진=쿠팡)
쿠팡이 로켓직구 서비스를 일본으로 확대했다.(사진=쿠팡)

이처럼 쿠팡이 커머스 사업을 강화하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국내 시장 진출에 대응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실제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경우 중국 제조사와 직접 거래하면서 중간 수수료를 없앤 '가격 경쟁력'을 통해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알리의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818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130%) 늘었다. 11번가를 제치고 국내에서 쿠팡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사용한 쇼핑 앱이 됐다. 지난해 7월 진출한 테무도 1년도 안 돼 MAU 581만명을 기록하며 4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들 업체가 더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게 된 이후에도 현 수준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업계에서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일례로, 알리는 신선식품 진출을 선언했다. 그러나 신선식품을 중국에서 조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국내에서 조달하겠다는 계획인데, 인건비와 각종 세금 등을 고려할 때 결코 싼 값에 판매할 수 없다. 

또 신선식품은 일반 상온 물류에 비해 더 큰 비용이 드는 '콜드체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물류망이 갖춰지지 않은 만큼 투자가 필요하다. 투자 비용은 소비자 가격에 반영될 것이고, 이는 중국 앱의 강점인 가격 경쟁력을 희석하게 된다. 

쿠팡카가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산골짜기에 위치한 마을로 배송을 나가고 있다.(사진=쿠팡)
쿠팡카가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산골짜기에 위치한 마을로 배송을 나가고 있다.(사진=쿠팡)

그러나 쿠팡은 전국 단위 물류망을 갖추고 있다. 쿠팡에 따르면 현재 쿠팡 로켓배송 가능 지역은 전국 182곳 이상이다. 국내 거주자 90% 이상이 쿠세권에 살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이를 위해 투입한 비용이 지금까지 6조2000억원에 달하지만, 꾸준한 자동화 전환과 연간 13억건(2022년 기준) 이상의 주문 건을 통해 현재 투자 비용을 회수하는 단계에 다다랐다. 실제로 지난해 쿠팡은 설립 이후 최초로 연간 영업 흑자를 기록했다. 물류 투자 비용이 소비자에게 전가될 일이 없는 셈. 

상품 다양성에서도 쿠팡이 앞서는 상황이다. 많은 상품 수는 고객에게 더 높은 수준의 경험을 제공하고, 판매자 간 경쟁을 유도해 더 저렴한 가격을 만드는 원동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국내 유통 1위 업체로 거듭날 수 있던 근본적인 이유는 다양한 상품과 로켓배송이 가진 차별성이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수조원을 투자했다"면서 "이는 앞으로 국내 시장에 수천억원을 투자할 예정인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따라잡기 힘든 차이다. 쿠팡의 최근 행보는 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해 확실히 우위에 서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