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상점 "비트코인 받아요"[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엘살바도르 상점 "비트코인 받아요"[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의 가파른 상승세에 중미 엘살바도르가 연일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하고 국고를 동원해 이 가상화폐를 사들인 엘살바도르 정부는 한때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1000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두면서 IMF의 이런 꾸지람은 무색해진 셈이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현재 70%에 육박하는 미실현 매도 이익을 거두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연합뉴스가 사설 웹사이트 나이브트래커(12일자)를 인용, 보도했다.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투자 손익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나이브트래커에 따르면 엘살바도르가 최근 비트코인 가격의 무서운 상승세에 힘입어 68%대의 잠정 수익률을 보이는 상황이다.

지난 2일 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의 휴대전화 매장에 비트코인 로고가 붙어 있다[AP=연합뉴스]
지난 2일 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의 휴대전화 매장에 비트코인 로고가 붙어 있다[AP=연합뉴스]

알려진 것만 2832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엘살바도르의 매도 추정 수익은 8357만달러(1095억원 상당)에 이른다.

나이브 부켈레(42)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 투자 전략으로 8300만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다른 이용자의 게시물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2021년 9월 법정통화 도입 후 비트코인을 틈틈이 매수한 엘살바도르 정부는 지금까지 1억2190만달러(1598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독불장군식 국정 운영으로 유명한 부켈레 대통령의 의지에 따른 결정이다.

2021년 9월 21일(현지시간) 비트코인 정책 발표하는 부켈레 대통령[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2021년 9월 21일(현지시간) 비트코인 정책 발표하는 부켈레 대통령[EPA=연합뉴스 자료 사진]

부켈레 대통령은 사회적 합의 절차를 생략한 채 비트코인 투자를 시작했는데, 지난해 초중반까지 60% 안팎의 손해를 보면서 비판받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가상화폐에 법정통화 지위를 부여하지 말라"는 '훈계도 들었다.

그는 그러나 "저점일 때 사들이는 게 좋다"며 비트코인을 추가 매수하도록 한 데 이어 지열 에너지 기반 비트코인 채굴, 1조원대 비트코인 채권 발행, 암호화폐에 대한 양도 행위 허용 등 비트코인을 금융자산으로 보장하는 각종 정책을 되레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의 휴대전화 매장에 붙은 비트코인 사용 가능 로고[AP=연합뉴스]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의 휴대전화 매장에 붙은 비트코인 사용 가능 로고[AP=연합뉴스]

 

부켈레 대통령은 엑스에 비트코인을 활용한 주요 수익 모델로 "시민권 제공 프로그램을 통한 수익, 기업체를 위한 달러로의 환전 수익, 채굴을 통한 수익, 정부 서비스(투자)를 통한 수익"을 제시하기도 했다.

한편 엘살바도르 국회는 이날 해외에서 들어오는 자금에 부과되던 소득세를 면제하는 개혁안을 통과시켰다.

"더 많은 외국인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하는 이번 결정으로 기존 15만 달러 이상 소득에 매기던 세금(30%)은 없어졌다.

엘살바도르 국회는 보도자료에서 "가족 송금이나 외국 자본은 금액과 관계없이 세금을 납부하지 않고 국내로 유입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