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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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은행들이 고금리 장기화와 대출자산 증가 기조를 타고 이자이익만 60조원 가까이 거둬들이면서 역대 최대 당기순이익 기록을 다시 썼다.

하반기 대규모 충당금 선제 적립과 상생금융 관련 비용이 수익성에 발목을 잡았지만 비이자이익까지 선전하면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금융감독원이 14일 발표한 ‘2023년 국내은행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21조3000억원으로, 전년(18조5000억원) 대비 15.0%(2조8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대내외 불확실성 대비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기 위해 전년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을 3조6000억원 확대한 영향에도 은행들이 이같은 호실적을 낼 수 있었던 건 대출채권 등 이자수익자산 확대, 시장금리 하락 등에 따라 핵심수익원인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모두 증가한 덕분이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이자이익은 59조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8%(3조2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순이자마진(NIM)이 지난해 말 기준 1.65%로 전년보다 0.03%포인트(p) 상승한 영향이다.

같은 기간 비이자이익도 5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8.0%(2조4000억원)나 늘었다.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유가증권평가‧매매이익등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5조원으로 전년(1000억원) 대비 크게 증가한 결과다.

국내은행의 판매비와 관리비는 전년보다 1.1%(3000억원) 늘어난 26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인건비는 퇴직급여(-3000억원)와 명예퇴직급여(-1000억원) 감소 등 0.5조원 감소한 반면에 물건비가 7000억원 증가했다.

대손비용은 10조원으로 전년 대비 55.6%(3조6000억원) 늘었다. 대손충당금 산정방식 개선 등에 따른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의 영향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의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7% 늘어난 11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도 800억원에서 올해 3500억원으로 1년 새 326.3%(2700억원) 급증했다.

반면 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전북은행 등 지방은행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5% 줄어든 1조4000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는데 그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금감원은 “올해의 경우 고금리에 따른 신용리스크 확대 우려 및 순이자마진 축소 가능성 등 리스크요인이 잠재돼 있다”며 “은행이 위기대응능력을 갖추고 본연의 자금중개 기능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은행 건전성제도를 지속 정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