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래 인재 육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 올 상반기 대규모 공채를 실시하면서다. 특히 이같은 대규모 공채는 글로벌 빅테크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이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라 청년들에게 '가뭄의 단비'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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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뭄에 단비'… 삼성전자,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공채 유지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지난 11일부터 오는 18일 까지 올 상반기 공채를 실시한다. 상반기 공채를 실시하는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호텔신라 ▲제일기획 ▲에스원 ▲삼성글로벌리서치 ▲삼성웰스토리 등 19곳이다.

공채 지원자들은 삼성 채용 홈페이지 삼성커리어스를 통해 입사를 희망하는 회사에 지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 지원서 접수 후에는 ▲온라인 삼성직무적성검사 Global Samsung Aptitude Test(4월) ▲면접(5월) ▲건강검진 순으로 채용 절차가 진행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디자인 등 일부 직군의 경우 소프트웨어 역량 테스트와 디자인 포트폴리오 심사를 실시한다.

재계는 이같은 인재 확보가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부터 이어진 경영 철학인 '인재제일'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수차례 현장 방문에서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이 회장은 복권 당시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서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성과도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 2018년 '3년간 4만명' 채용 계획을 조기 달성하고, '5년간 8만명'의 목표까지 제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국내 임직원 수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2018년 10만3011명에서 지난해 12만4070명으로 증가했다. 4대 그룹중 유일하게 공채를 유지하고 있는 곳도 삼성이다. 

(사진=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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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전문 인력 양성에도 적극 나선다.

이 회장은 올 초 '2024 삼성 명장' 15명과 간담회를 갖고 '핵심 기술인재'를 챙겼다. 이는 미래 선점을 위한 초격차 기술 개발 및 우수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 명장은 제조기술·품질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내 최고 기술 전문가로, 삼성은 올해 시무식에서 명장 15명을 선정했다.

이 회장은 당시 "기술인재는 포기할 수 없는 핵심 경쟁력이다. 미래는 기술인재의 확보와 육성에 달려있다. 기술인재가 마음껏 도전하고 혁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격려했다.

삼성은 이재용 회장의 '기술 중시 경영철학'에 따라 미래 기술인재 양성 및 저변 확대를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청년 기술인재 육성과 세계 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삼성기능올릭픽 사무국을 설치하고 2007년부터 국내외 기능경기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삼성은 2007년 일본 시즈오카 대회부터 국제기능올림픽을 8회 연속 후원했으며 올해 프랑스 리옹에서 열리는 대회도 후원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2006년 고용노동부와 '기능장려협약'을 체결하고 2007년부터 17년 연속으로 전국기능경기대회를 후원하고 있으며, 국제기능올림픽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전지훈련비도 지원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2022년 10월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고양' 폐막식에 참석해 대한민국 선수단을 격려하고 수상자에게 직접 메달을 수여하기도 했다.

당시 이 회장은 선수단에게 "젊은 인재들이 기술 혁명 시대의 챔피언이고 미래 기술 한국의 주역"이라며 "대한민국이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젊은 기술인재 덕분"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삼성전자가 인재 양성에 나선 이유는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키는 '인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의 2주기 추모식에서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는 ’인재‘와 ’기술‘'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회장 취임 전인 2021년 6월에도 “시장의 혼동과 불확실성이 많은데 우리가 할 일은 '좋은 사람'을 모셔오고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모습 대조

이 회장의 인재 경영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모습과 대조된다.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등 주요 기업들은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고용과 투자를 축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흐름에도 삼성이 나홀로 공격적 채용 기조를 이어가는 것은 인재는 미래라는 판단 때문이다. 인재를 확보해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는 또 고용을 줄이고 있는 다른 기업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이 구축할 것으로 예상되는 '뉴삼성'의 키워드는 인재로 보인다"며 "이는 창업주부터 이어져온 인재제일 경영 철학을 적극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