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시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시설.(사진=삼성전자)

최근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경제계 곳곳에서 솔솔 피어나고 있다.

물론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2개 전쟁의 장기화에 따른 공급망 교란이 지속되면서 고물가와 고금리가 여전하다는 점은 최대 변수로 꼽힌다.

특히 3%대의 고물가 상황 등은 내수 회복을 더디게 만들면서 서민들이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봄이 왔으나 봄 같지 않다'으로 꽁꽁 얼어붙어있다.

그럼에도 미약하나마 지난해 말부터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는 수출에서 채화된, 올해 하반기를 정점으로 얼어붙었던 경기가 점차 풀릴 것이라는 '상저하고(상반기에는 떨어졌다가 하반기 다시 올라간다는 의미)' 장밋빛 낙관론도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단적인 에비던스가 국내외 경제 관련 전문기관들이 우리 경제를 바라보는 시선에서도 어렵지 않게 유추된다. 바로 올해 경제성장률 지표다.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2%초중반대의 완반한 경기회복에 좌표가 찍힌 모양세다. 

종합하면,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3%에서 2.2%로 낮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제외하고, 대부분 한국이 올해 2% 초중반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바꾸지 않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당초 2.2%에서 2.3%로 올리기까지 했다. 이외에도 한국은행 2.1%, KDI 2.2%, 한국금융연구원 2.1%, 한경협(한경연) 2.0%, 산업연구원 2.0% 등이다. 정부도 2.2%로 잡고 있는 상태다. 

해외 투자은행(IB)들도 별 반 다르지 않다. 노무라 1.9%를 제외하고 골드만삭스(2.3%), JP모건(2.2%), 씨티(2.0%) 등도 2%초반대를 예상하고 있다. 

이를 종합하면, 모두 올해 미국 경제지표 호전 등 글로벌 경제회복으로 반도체 수출 증가를 중심으로 한국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올해 거시경제의 주력은 역시 수출이다. 그중에서도 반도체가 한몫해줘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는 상태다. 일단, 그 분위기는 무르익는 양상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2월 수출이 지난해보다 4.8% 증가하며 5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 기조가 이어졌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작년보다 66% 이상 늘어났고,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 수출이 17개월 만에 흑자로 돌아선 덕분이다. 이중 반도체 수출은 지난 1월(93억7000만달러)보다도 늘어났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AI 산업의 가파른 성장과 스마트폰, 노트북 등 글로벌 IT 기기 수요 회복으로 반도체(21.9%), SSD(45.6%), 무선통신기기(7.1%) 등 주력 IT 수출이 성장세를 견인해 2024년 수출은 전년 대비 7.9% 증가한 6,800억 달러를 예상된다. 

여기에서 물가, 금리 여파에 따른 내수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한경협은 올해 민간소비(1.6%), 설비투자(3.0%), 건설투자(-1.5%) 동반부진으로 내수부진은 지속될 것으로 봤다. 

물가의 점진적 안정에 따른 실질소득 증가로 소비여건이 개선됨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진행되어 온 소득기반 부실화와 두 배 이상 급증한 가계부채원리금 상환부담 등으로 회복세는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KDI도 내수 부진을 전망하며, 민간소비는 기존 전망(1.8%)보다 하향 조정해 1.7%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상품 소비와 서비스 소비 모두 부진한데 특히 금리 영향을 많이 받는 상품 소비가 더 위축된다고 봤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경제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 경제, 반도체와 배터리, 전기차 등 관련 미중 간 기술 패권경쟁, 국제유가, 환율 등도 우리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변수들이다.

금리의 경우 미국 연준과 글로벌 경기흐름을 감안할 때, 기준금리 인하는 상반기보단 하반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물가 만 잘 관리하면 소비 진작 등을 통한 내수 부양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