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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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에서 가계대출을 받은 3명 중 1명은 다중채무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고물가·저성장 등 우리 경제 복합위기 속 취약차주 비중이 커지면서 보험업권 잠재 부실 확대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17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국내 보험사 대출채권의 잠재 위험요인 점검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 다중채무자의 비중은 32.1%로 집계됐다. 이는 저축은행(38.3%), 카드사(33.7%)보다는 낮은 수준이나 은행(10.4%), 캐피탈(28.7%), 상호금융(14.8%)에 비해서는 각각 3.1배, 1.1배, 2.2배가량 높았다.

다중채무자는 3개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은 차주를 일컫는다. 보험사 다중채무 차주의 경우 1인당 평균 대출잔액은 약 4300만원으로 2금융권 중 상호금융(7500만원) 다음으로 높았다. 이외 은행 5100만원, 저축은행 2000만원, 캐피탈사 1600만원, 카드사 1000만원 등의 순으로 파악됐다.

다중채무자는 비다중채무자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부채의 규모가 크고, 채무변제 등을 통한 신용회복률도 절반 수준 정도에 불과하다. 이에 한국금융연구원 측은 향후 다중채무자 비중 확대에 따른 보험사의 잠재적인 부실 가능성과 연쇄부실이 초래될 가능성 또한 상대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험업권의 경우 채무불이행자의 신용회복률이 38.1%로 은행(43.8%), 상호금융(57.7%) 등에 비해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석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험사 연체율 및 부실채권비율 등 대출채권의 건전성 지표는 아직까지 전반적으로 절대적 수치 및 다른 2금융업권과 상대적인 비교 측면에서 양호한 수준이 유지되고 있지만 마냥 안심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어 "대내외 경제·금융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고금리 기조 및 부동산경기 둔화가 이어질 경우 보험사 대출채권의 잠재적 위험요인들이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며 "상시적이고 면밀한 모니터링과 사전적 대비방안 강구 등을 통한 유비무환의 태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본력 등이 취약한 일부 중·소형 보험사의 경우 더욱 그 중요성에 대해 유념하고 강조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위원은 "현재까지 보험업권의 경우 전반적으로 가계대출을 비롯한 대출채권의 증가세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향후에도 대출영업의 과당경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험사 및 감독당국 차원의 지속적인 노력과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