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책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2대 총선 후보자 대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양문석 후보(경기 안산갑 )의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폄훼 발언 논란을 둘러싸고 17일 불협화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양 후보의 공천 재검토를 촉구하는 친문(친문재인)·친노(친노무현)계와 이에 반대하는 친명(친이재명)계가 맞서는 가운데 선거대책위 '3톱'인 이재명·이해찬·김부겸 공동 상임 선거대책위원장 사이에서도 의견이 크게 엇갈린다.

김부겸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총선 후보자 대회에서 양 후보자가 "워낙 제게 화가 많이 나신 것 같다"고 말을 건네자 "어쨌든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 지금 수습할 수 있는 거는 당신밖에 없다. 여기서 뭐 새로운 게 나오면 우리도 보호 못 한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대회가 종료된 뒤 기자들에게 "내가 재검증을 요청했으니까 당에서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누군가 당신을 조롱할 때 왜 쳐다만 보고 있었을까, 언론과 정치인들이 당신을 멀리할 때 왜 손잡지 못했을까 가슴을 쳤다"며 "15년 전 가슴 속으로 다짐했던 대통령님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이번만큼은 지킬 것"이라고 게재했다.

앞서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정세균 전 총리와 '친노 적자'인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등도 양 후보자 공천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는 후보자 대회를 마무리한 뒤 "4월 10일은 우리 국민들께서 지난 2년간의 윤석열 정권의 실정에 대해 심판하는 날"이라며 "모든 기준, 모든 판단은 거기에 맞춰서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 지휘는 선대위가 하고 공천은 최고위가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어제도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을 비난한 정치인을 '비토'하지 않았을 것이며 나도 마찬가지"라면서 양 후보를 두둔한 바 있다.

이해찬 상임선대위원장도 후보자 대회를 끝낸 뒤 기자들에게 양 후보자에 대해 "그대로 가야 한다"며 말했다.

양 후보자는 대회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내일 봉하마을을 찾아갈 것"이라며 "사퇴 여부 또한 당원들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당원들의 뜻이고 정말 필요하면 전 당원 투표도 감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2008년 '국민 60∼70%가 반대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밀어붙인 노무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는 내용의 칼럼을 게재했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노 전 대통령을 폄훼했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잇따라 거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