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9일 17년 만에 금리 인상을 결정함에 따라 엔화 약세 시대를 마감할 전망이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9일 17년만에 금리를 인상했다. 엔-달러 환율 추이. 자료=로이터통신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9일 17년만에 금리를 인상했다. 엔-달러 환율 추이. 자료=로이터통신

 엔-달러 환율은 이날 달러당 149.2엔 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했으나,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결정이 공개된 이후인 오후 1시 4분께 일시적으로 149.84엔까지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블룸버그통신 등은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폐지함에 따라 엔화 가치 강세가 서서히 진행될 것으로 분석했다.

 그동안 엔화 약세 배경으로는 미국과 일본 간 금리 차가 꼽혔으나, 이날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에도 엔화 가치는 오히려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 교도통신은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해제했으나,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가 큰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 달러화를 사들이는 움직임이 일시적으로 우세해졌다"고 짚었다.

 이어 이날 오후 3시 30분에 시작되는 일본은행 기자회견에서 우에다 가즈오 총재의 발언 내용에 따라 환율이 변할 수 있다는 금융시장 전문가 견해를 전했다.

 이날 일본은행은 -0.1%였던 단기금리를 올려 0∼0.1% 정도로 유도하기로 했다.

 이로써 2016년 2월 도입한 이례적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8년 만에 종료됐다.

  일본은행이 19일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8년만에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종막하게 됐다. 사진=로이터통신
  일본은행이 19일 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8년만에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종막하게 됐다. 사진=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해외 투자시장의 ‘큰손’인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를 종료하면 장기적으로 서서히 국제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느리게 움직이는 쓰나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요 채권국으로, 미국 국채를 1조1000억달러(약 1471조원) 보유한 최대 단일 보유자다.

 현재 일본 채권 수익률은 미국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며 미국과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 격차는 3.5%포인트다. 

 몇 달 전 4.2%포인트 격차보다는 줄었지만 3년 전 1.5%포인트와 비교하면 여전히 큰 폭이다.

 하이투자증권 이웅찬 연구원은 "BOJ가 금리를 인상했지만 타 선진국과 금리 격차가 워낙 커 추가 긴축 조치는 느리게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엔화 강세도 매우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엔화예금은 전월보다 4억6000만달러 늘어난 98억6000만달러로 3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100엔당 원화 재정환율이 지난해 말 912.7원에서 올해 1월 말 901.9원까지 하락한 뒤 지난달 말의 경우 885.8원까지 떨어지는 등 약세를 지속한 가운데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정상화에 따른 강세 전환 기대 등으로 증가한 것이다. 

 엔화 예금은 엔저 투자 열풍에 힘입어 지난해 11월에 월간 최대 증가폭을 기록하며 99억2000만달러까지 늘어났으나 차익실현 등으로 2개월 연속 줄어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