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방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만나 지속가능한 중장기적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경영진이 직접 내부통제를 챙길 것을 당부했다. 지자체･지방은행･금감원으로 구성된 ‘(가칭)지역금융발전 협의체’를 신설해 지방은행의 경쟁력 강화 노력을 뒷받침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19일 금감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이날 오후 부산은행 본점에서 지방지주 회장‧은행장과의 간담회를 열어 지방은행과 지역이 동반성장 하기 위한 지방은행의 역할과 나아갈 방향, 현장의 애로사항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 등 3대 지방금융지주 회장을 비롯해 방성빈 부산은행장, 황병우 대구은행장, 예경탁 경남은행장, 고병일 광주은행장, 백종일 전북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이 원장은 최근 들어 지방 산업과 인구기반이 줄어들고 있는데다 시중은행‧인터넷은행과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지방은행을 포함한 지방금융지주가 녹록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이 원장은 그러면서 극복 방안으로 지역구성원과상생, 중장기경쟁력강화, 고객신뢰 회복 등을 제시했다.
이 원장은 “먼저 지방은행이 지역기반 금융회사의 위상에 걸맞게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지역경제 구성원과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 주면 좋겠다”면서 “지역 중소기업에 특화된 관계형 금융을 활성화해서 생산적 금융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지역경제의 뿌리를 형성하는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지역사회에 상생금융이 자리를 잡는데 기여하는 것이 좋은 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생과 더불어 지방은행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경쟁력 강화 방안도 고민할 때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지방은행이 외형이나 영업력 면에서 시중은행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지만 거점지역 사정을 잘 알고 있고 지역고객의 충성도도 높은 만큼 이를 특화할 수 있는 영업 인프라 제고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IT 인프라를 활용해 지역 특화 신용평가 모형을 개발하는 등 디지털 전환을 지역 내 자금중개 활성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달라”고 주문했다.
내부통제 작동에 대한 경영진의 지속적인 관심도 촉구했다. 이 원장은 “최근 일련의 금융사고를 교훈 삼아서 그간의 온정주의적 문화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외부 컨설팅 등을 통해 견실한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는 것 또한 의미가 있지만 만들어진 기준이 잘 작동하는지 경영진이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관심을 보여야만 내부통제가 경영철학･조직문화로 안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방은행의 건의도 이어졌다. 지방은행들은 “지역 내 취약계층을 위해 정책서민금융상품을 적극 취급하고 있음에도 이를 장려할 제도적 인센티브가 미흡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지역 내 중소기업에 대해 자금공급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정책자금 프로그램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지방은행은 “지역에 예치된 자금이 역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저리로 지원되는 지역상생 선순환 구조를 위해서 지방 이전 공공기관과 지방은행 간의 거래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지자체 등의 금고를 선정할 때 은행의 지역재투자 평가결과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줄 것”을 희망했다. 더불어 자체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위해서 금감원과의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이에 이 원장은 “지방은행의 지역 내 원활한 자금공급을 위해 금융위･한국은행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지방은행 애로사항 해소 방안을 검토하고 지자체･지방은행과 협의체를 구성해 시도금고 선정시 과당경쟁을 방지하겠다”고 답했다.
이 원장은 또한 “향후 감독･검사과정에서 지방은행에 바람직한 영업관행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적극 소통할 예정”이라며 “지방은행 검사역 연수를 통해 우수 검사기법을 전파하는 등 지방은행의 자체 내부통제 역량 강화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