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창립 후 첫 공동대표 체제를 선언한 엔씨소프트가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으로 '원팀'을 강조했다. 내부 결속과 개발역량을 결집해 글로벌 게임사 도약을 위한 도전을 구체화한다는 구상이다.
김택진 대표는 20일 열린 공동 대표 체제 미디어 설명회에서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을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아울러 엔씨 내부역량을 결집해 지속 성장의 기반을 다지고 원팀으로 전력투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재 엔씨를 향한 시장의 평가는 썩 좋지 못한 상황이다. 엔씨는 주력인 모바일 게임에서 잇따른 경쟁 MMORPG 등장으로 '리니지'의 영향력이 줄자 실적 방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아울러 구원투수로 기대를 모았던 신작 MMORPG '쓰론 앤 리버티(TL)'가 지난해 말 국내 출시됐으나, 흥행에 실패하면서 주가 하락 등 위기감이 일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엔씨는 최근 공동 대표 체제를 결정했다. 김택진 대표는 게임 사업 및 개발에 주력하고 박병무 공동 대표 내정자는 김 대표가 게임 영역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내부 경영 효율화를 도모한다. 동시에 신성장 동력(M&A·투자) 발굴에 나서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공동 대표 체제는 글로벌 게임 경쟁력 강화와 경영 내실 다지기 양축을 함께 가져가기 위한 결정"이라며 "회사의 코어인 게임 사업 강화를 위해 더욱 집중할 수 있는 개발 환경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 "장르·플랫폼 다변화로 글로벌 게이머 눈높이 맞춘다"
김 대표는 현재의 위기 상황 극복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게임 시장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재미', '글로벌 시장 타깃', '새로운 개발 방법의 개척'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김 대표는 "우리를 둘러싼 시장 환경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EA(일렉트로닉 아츠)와 같은 글로벌 게임사 또한 개발 스튜디오의 폐쇄, 인력 감축이 시작됐고 게임 이용자들의 취향 역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최우선 사항은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게임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면서 "기존 IP 기반의 스핀오프 게임들을 만들고 있으며, MMO 역량을 활용해 MMO 슈팅, MMO 샌드박스, MMO RTS(실시간 전략시뮬레이션) 등 여러 시도들을 하고 있다"고 했다.
엔씨는 올해 해외 유저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장르·플랫폼 다변화 작업도 이어간다. 상반기 출시가 예정된 '배틀크러쉬'를 비롯해 '프로젝트BSS', 'LLL' 등 다양한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주력 장르인 MMORPG에서도 경쟁력을 강화한다. 김 대표는 "MMORPG 장르는 여전히 건재하고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며 TL은 퍼블리셔인 아마존게임즈와 글로벌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판호를 획득한 블레이드 & 소울 2 역시 중국 현지 퍼블리셔와 함께 테스트하며 현지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AI 기술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김 대표는 "개발환경 변화로 많은 제작비, 긴 제작 기간으로 인해 사업의 지속성이 위협받고 있다"며 "새로운 AI 기술을 게임 개발에 적극 도입해 비용 효율성과 창작 집중성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