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 주호주 대사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정부 회의 일정을 사유로 국내로 들어올 예정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0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이 대사가 조만간 국내에 외교·안보 관련 회의 일정이 있어 들어올 것으로 안다"고 말했고, 이어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날 경기 안양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이종섭 호주대사, 곧 귀국한다"고 전했다.

정부는 이달 25일부터 호주를 비롯해 주요 방산 협력 대상국인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인도네시아, 카타르, 폴란드 등 총 6개국 주재 대사가 참석하는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를 개최한다고 이날 밝혔다.

외교부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 주관하는 이번 회의에서는 현지 정세를 비롯, 시장 현황, 수출 수주 여건, 정책 지원방안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는 게 외교부 설명이다.

이 대사의 명확한 귀국 일자는 파악되진 않았지만, 회의 일정을 감안하면 금주 가운데 국내에 입국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무부의 출국금지 해제가 결정된 이후 이달 10일 호주로 출국한 지 보름도 안돼 다시 들어오는 셈이다.

애초 이 대사는 다음 달 말 서울에서 개최되는 주요 공관장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귀국할 것으로 전해졌었다.

예상보다 빠른 귀국은 이 대사 출국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자 그 해법을 두고 당정 갈등이 갈수록 커질 조짐을 나타내면서 이를 불식하려는 노력이 포함된 결과 아니냐는 해석이 대통령실 안팎에서 흘러 나온다.

대통령실은 "이 대사는 소환 요청에 언제든 즉각 응할 것"이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먼저 소환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여당인 국민의힘은 당 지도부와 수도권 출마자를 중심으로 자진 귀국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줄곧 밝혀왔다.

여당 일각에서는 이 대사의 귀국을 넘어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이 대사는 귀국과 더불어 공수처에 신속한 조사를 촉구하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그는 어제 "언제든 출석해 조사에 응하고 적극 협조하겠다"며 공수처에 조사기일 지정 촉구서를 제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