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곤 호남역사연구원장.
김세곤 호남역사연구원장.

3월6일 오후 2시경에 호류지 중문에서 금강역사상을 보고나서 왼편으로 가니 호류지 표석이 있다. 거기엔 “일본최초 세계문화유산 법륭사”라고 한자로 적혀 있다. 그런데 ‘세계’ 글자가 너무 희미하다.  

호류지 표석. 사진=김세곤
호류지 표석. 사진=김세곤

이어서 ‘서가람, 5중탑, 대강당 티켓 오피스’라고 써진 안내판을 보았다.   

티켓 오피스 안내판. 사진=김세곤
티켓 오피스 안내판. 사진=김세곤

티켓 오피스 앞에 가니 관람료가 1인당 1500엔(우리나라 돈으로 1만5000원)이다. 오사카 성 천수각은 600엔이었는데 너무 비싸다. 
그래서 우선에 입장료 안 내는 가람부터 보기로 하고 왼편으로 걸어갔다. 조금 가니 ‘삼경원과 서실’이 나온다. 건물이 꽤나 기다랗다.  

호류지 배치도. 사진=김세곤 제공
호류지 배치도. 사진=김세곤 제공

 

삼경원과 서실. 사진=김세곤
삼경원과 서실. 사진=김세곤

건물 앞에 세워진 안내판을 보았다. 안내판은 일본어와 영어로 되어 있다. 일본어는 잘 모르지만 다행히도 한자로 적혀 있어 대충 알 수가 있고, 영어는 해석이 가능하다. 

삼경원과 서실 안내판. 사진=김세곤 제공
삼경원과 서실 안내판. 사진=김세곤 제공

“삼경원 · 서실 (겸창시대 鎌倉時代 국보)  

서실(西室)은 승방(僧房)으로 승려들의 거주지인데 1077∽1081년 사이에 소실(燒失 불타서 없어짐)되었다. 현재의 건물은 1268년에 재건되었는데, 북측 12칸은 서실이고, 남측 7칸은 삼경원(三經院)이다. 1231년에 지어진 삼경원 명칭은 성덕태자(聖德太子 쇼토쿠 태자 574-622)가 615년에 지은 삼경의소(三經義疏, 승만경·유마경 ·화엄경의 주석서)에서 따온 것이다. 매년 5월16일부터 8월15일까지 3개월간 하안거 동안에 성덕태자의 유언에 따라 서실에서 삼경 강의를 한다.”  

일본 역사는 야마토(300-592)시대, 아스카 시대(592-710), 나라 시대(710-794), 헤이안 시대(794-1192)를 거쳐 가마쿠라(겸창)시대(1192~1333)에 이른다. 가마쿠라 시대는 가마쿠라에 막부가 설치되어 막부정치가 이루어진 시기이다. 무사 계급이 일본 천황, 귀족계급과 분리되어 새로운 지배계급이 된 것이다.

일본 각 시대의 중심지와 변천. 사진=김세곤 제공
일본 각 시대의 중심지와 변천. 사진=김세곤 제공
서실. 사진=김세곤
서실. 사진=김세곤

한편 쇼토쿠 태자(聖徳太子)는 제31대 요메이 천황의 차남으로 아스카 문화의 중심인물로서 제33대 스이코 여자 천황 치세에서 섭정(攝政)을 하였다. 그는 12계(十二階)의 관위와 17개조 헌법을 제정하는 등 일본 정치체제를 확립하였고, 독실한 불교 신자로서 일본에 불교를 융성시켰다. 595년에 고구려 승려 혜자와 백제의 승려 혜총등이 일본을 방문하자 그는 혜자를 스승으로 삼고 5계를 받았다. 

이후 쇼토쿠 태자는 불심이 더욱 두터워졌고, 시텐노지(사천왕사)와 호류지등 40개가 넘은 절을 지었으며, 615년에 승만경(勝鬘經)·유마경(維摩經)·화엄경의 주석서인 삼경의소(三經義疏)를 편찬하였다.   

『승만경(勝鬘經)』의 정식 명칭은 『승만사자후일승대방편방광경(勝獅子吼一乘大方便方廣經)』이다. 승만부인이 참다운 진리를 전한 경전이라는 뜻이다. 인도의 사위국(舍衛國) 파사익왕(波斯匿王)의 왕녀로서 아유타국(阿踰他國)의 우칭왕(友稱王)에게 출가한 승만 부인이 붓다 밑에서 10대서원(十大誓願), 3대원(三大願)을 세우고 다시 붓다가 가르친 정법(正法)에 대해서 자설(自說)을 말하였더니 그 하나하나에 고타마 붓다가 찬성의 의사를 표하며 귀를 기울였다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특히 정법의 설명 중에서는 삼승(三乘)의 가르침이 모두 대승(大乘)의 일승(一乘)에 귀일(歸一)된다는 것, 중생(衆生)은 모두 번뇌에 싸여 시달림을 받고 있으나 본성은 청정무구(淸淨無垢)한 여래(如來)의 성품, 즉 여래장(如來藏) 혹은 불성(佛性)과 동일한 것임을 역설하고 후일의 대승 사상에 큰 영향을 주었다. (위키백과 한국)

『유마경』의 정식 명칭은 『유마힐소설경(維摩詰所說經)』이다. 유마힐은  거사로서 리차비족의 수도인 베살리에 살고 있었다고 전해지는 부호(富豪)라고 전해진다. 이 경은 유마거사가 병으로 앓아눕자 부처는 지혜 제일인 사리불을 비롯하여 가섭·수보리 등을 병문안 가기를 권하나 그들 모두 유마거사의 높은 법력이 두려워 문병 가기를 꺼린다. 결국 문수보살이 가게 되는데 유마거사와의 대화에서 문수보살은 대승의 깊은 교리인 불이(不二)법문을 유마거사의 침묵을 통해 깨우치게 된다는 내용이다. ‘유마의 침묵’, ‘중생이 병들매 보살도 병을 앓는다’는 유명한 말은 『유마경』에서 유래한 것이다. (원불교 대사전)

『화엄경(華嚴經)』의 정식 명칭은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이다. 석가모니가 성도한 깨달음의 내용을 그대로 설법한 경문이다. 화엄경의 중심사상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로 일체의 제법(諸法)은 그것을 인식하는 마음의 나타남이고, 존재의 본체는 오직 마음이 지어내는 것일 뿐이라는 뜻이다. 곧 일체의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에 있다는 것을 일컫는다. 실차난타(實叉難陀)가 번역한 『80화엄경』 보살설게품(菩薩設偈品)에 다음과 같은 게송이 나온다.
“만일 어떤 사람이 삼세 일체의 부처를 알고자 한다면(若人欲了知三世一切佛), 마땅히 법계의 본성을 관하라(應觀法界性).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다(一切唯心造).” (두산백과)

한편 쇼토쿠 태자는 622년 2월에 48세로 별세했는데 『쇼토쿠 태자 전력[聖德太子傳歷]』에는 그를 신격화(神格化)하여 관음보살의 화신(化身)으로 신봉(信奉)하였다. 호류지는 성덕태자를 모신 성덕종(聖徳宗)의 총본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