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각 사
사진출처=각 사

게임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의 연봉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는 가운데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국내 게임사 CEO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엔씨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김택진 대표는 지난해에만 72억원가량(급여 25억원·상여 46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엔씨 측은 김 대표의 특별 장기기여인센티브 항목에 대한 설명으로 “리니지W의 출시·운영 및 글로벌 성과 창출에 따라 보상위원회에서 지급기준,수준 등을 검토·결정 했다”며 “CEO 및 CCO로서 리니지W 개발과 상용화 추진을 최일선에서 선도했고 글로벌 시장 진출 및 성과 창출을 견인한 바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의 연봉 수령액은 전년도와 비교해 대폭 삭감된 수준이지만, 연봉킹 타이틀은 2년 연속 유지했다. 김 대표는 2022년 124억원의 보수를 수령하며 국내 게임사 중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바 있다. 

김 대표 다음으로 연봉 수령액이 높은 이는 크래프톤의 김창한 대표다. 김창한 대표는 전년 대비 242% 늘어난 약 35억원의 보수를 수령했다. 3위는 약 23억원을 받은 데브시스터즈의 김종흔 공동대표가,  4위는 카카오게임즈의 조계현 대표로 약 20억원의 보수를 받았다. 

■ 일부 주주들 책임 경영 요구··· 국내 게임업계, 인적 쇄신 속도 

주주들은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게임사 대표들이 많은 연봉을 수령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는 중이다. 일부 엔씨 주주들 사이에선 현재 운영 중인 야구단 해체 요구와 함께 김택진 대표를 겨냥해 책임경영 일환으로 성과급 자진 반납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의 불만은 지난해 실적 지표를 보면 가늠할 수 있다. 수익성 개선과 함께 역대 최대 매출 달성에 성공한 크래프톤을 제외하고 엔씨, 카카오게임즈, 데브시스터즈 모두 실적 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주가 하락까지 겹치면서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는 것. 

실제로 엔씨의 2023년 성적표는 참담했다. 엔씨의 지난해 매출은 1조7798억원, 영업이익은 1373억원으로 직전년도와 비교해 각각 31%, 75% 줄었다. 그간 ‘믿을맨’으로 활약했던 모바일 리니지 형제들의 매출 하향화로 실적 지표에서 빨간불이 켜졌다. 

다른 게임사도 부진한 것은 마찬가지다. 카카오게임즈는 연간 매출 1조원 달성에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은 절반 이상 줄었고, 데브시스터즈는 적자 폭이 확대되며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상황이다.

해당 게임사들은 올해를 반등의 해로 삼고 대표 교체, 이사회 변화 등 쇄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향후 사업 전략 재정립 및 조직 재정비를 통해 경영 효율화를 모색한다는 목표다.

앞서 엔씨는 김 대표 부인인 윤송이 사장을 최고전략책임자(CSO)에서, 동생 김택헌 부사장을 최고퍼블리싱책임자(CPO)에서 물러나게 하는 등 가족경영 해체 과정을 밟았다. 또 회사 창립 후 처음으로 공동 대표 체제를 선언하며 변화의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다가오는 주총을 통해 수장을 교체한다. 임기가 만료된 조계현 대표 대신 한상우 CSO가 새 대표로 선임될 예정이다. 한상우 내정자는 카카오게임즈 쇄신TF장도 수행한다. 내부 정비와 함께 회사의 목표인 글로벌 진출에 더욱 힘을 싣는다는 계획이다.  

데브시스터즈도 새판짜기에 나선다. 이지훈, 김종흔 공동 CEO 체제에서 단독 대표 체제로 변경하고 C라인도 새 인물로 채웠다. 대표 IP인 쿠키런 시리즈를 흥행 궤도에 올린 조길현 스튜디오킹덤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하며 새 리더십 구축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