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일각에서 부동산 경기 침체 등에 따른 '4월 위기설'이 터져 나오면서 건설사들이 전문건설공제조합에 청구하는 보증금 규모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증금 청구는 공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해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할 때 이뤄진다는 점에서 건설 현장의 경기와 직접 연관돼 있다.

24일 전문건설공제조합에 따르면 작년 보증금 청구액은 2354억원으로 전년보다 23.1%가 증가했다.

보증금 청구액은 지난 2021년 1531억원, 재작년 1912억원 등 최근 3년간 해마다 20%대의 상승률을 나타내고 있다.

올 들어 보증금 청구액 오름세가 계속되는 것은 물론, 오름 폭마저 늘어나는 모양새다.

전문건설공제조합 보증금 청구는 보증에 가입한 조합원사가 공사대금 등을 받기 위해 하는 것이다. 조합원사는 공사를 수주받아 시작하기 전 보증에 가입하며, 건설경기 악화 등의 사유로 공사가 원활히 진해되지 않아 공사대금을 받지 못한 경우 전문건설공제조합에 보증금을 청구한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보증금 청구가 증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보증금 청구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거진 지난 2008년에 우상향 곡선을 나타내는데, 현재 이와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문건설공제조합은 이달 18일 확대간부회의를 통해 리스크 관리 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의 이같은 대응 방안 논의는 이은재 이사장이 취임한 재작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최근 시공 순위 100위권 안팎의 중견 건설사들이 연이어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업계에서는 정부가 4월 총선 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 조정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부실 PF 사업장 정리가 본격화되면 건설업계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전문 분야 공사를 수행하는 전문건설사를 조합원사로 하며, 현재 6만개 넘는 건설사가 가입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