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

NH투자증권 전신인 LG투자증권으로 1993년 입사해 31년간 한 회사에서 근무한 '원클럽맨' 윤병운 사장은 해외투자와 금융상품 영업 등을 거처 2003년부터 기업금융팀을 시작으로 20여년간 IB 비즈니스 최전선에서 활약했다.

IB업계에서 윤 사장의 존재감이 본격적으로 부각되기 시작한 계기는 'LG전자 유상증자'다.

우리투자증권 시절인 2011년 전체 시장 규모의 3분의 1에 해당할 정도로 1조원의 대형 빅딜인 만큼 실패로 돌아갈 것으로 우려한 경영진의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윤 사장은 철저하게 분석한 자료를 바탕으로 경영진을 설득했고, 대형 딜을 단독 주관으로 성공시켰다. 

그 인연을 바탕으로 2017년에는 국내 최초로 LG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을 진행하기도 했다.

2020년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두 배로 오른 뒤 상한가)'이라는 용어를 만들며 증시에 입성한 SK바이오팜 기업공개(IPO)도 윤 사장의 업적으로 평가된다.

당시 시장에서 예상하는 SK바이오팜 기업가치인 6조원보다 2조원가량 할인한 수준에서 IPO를 진행했고, 기관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 중 90.4%가 공모가 희망밴드 상단을 초과하는 가격을 제시했다. 주가 상승을 염두에 두고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한 윤 사장의 전략이 적중하면서, 기업과 투자자를 모두 만족시켰다.

하이브가 유상증자를 진행했던 2021년에는 주주 배정방식과 제3자 배정방식을 동시에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고안한 결과 총 6천274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인수금융, 공개매수, 상장폐지 패키지 딜'을 자본시장 최초로 추진했다. 의무 공개매수제도 도입이라는 제도 변화에 맞춰 업계 최초로 공개매수 온라인청약 시스템도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루트로닉 패키지 딜까지 추가 수임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20여년간 윤 사장의 딜 스토리를 살펴보면 채권발행, 인수합병, 유상증자 등 한 업무에 갇혀있기보단 담당하는 기업 상황에 맞춰 다양한 딜을 제안하는 영업 전략을 구사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그런 그에게는 'RM(기업금융전담역) 문화의 창시자'라는 별명도 함께 붙는다.

윤 사장은 "뛰어난 RM은 고객이 고민거리가 생기면 털어놓을 수 있는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며 "고객 관점에서 먼저 생각하고 이들이 원하는 해결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밤낮으로 고민하는 것이 바로 RM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신임 사장이 된 윤 사장은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RM'을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그가 신임 사장으로 취임하며 천명한 '영업형 리더'의 모습은 IB1사업부 대표로 있던 6년 동안 예고편처럼 보여주기도 했다.

상장에 나선 바이오기업인 '지아이이노베이션'의 주관사 콘테스트에 직접 참여하며 대표 주관사 자리를 따낸 경력이 있다. 대형 증권사 IB 사업부 대표가 직접 뛰는 행보는 발행사 내부 임원진 사이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 회자하기도 했다.

그 결과 IB1사업부는 윤 사장이 대표를 맡기 시작한 2018년부터 영업수익이 꾸준히 증가하며 1천498억원에서 3천582억원으로 두 배 넘게 뛰었다.

특히 윤 사장이 대표로 부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 여전채(FB) 시장에서는 3년 만인 2021년부터 대표 주관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