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엔씨소프트
사진출처=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가 공동 대표 체제를 공식화했다. 글로벌 게임사 도약이라는 목표 아래 원팀으로 내부 역량을 결집시킨다는 계획이다.    

엔씨소프트가 28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김택진, 박병무 공동대표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공동 대표 체제 전환은 회사 설립 후 이번이 처음이다. 체제 변화를 통해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엔씨는 신작 부진, 리니지 영향력 감소로 실적 악화, 주가 하락이 이어지며 어려움을 겪었다.

엔씨는 공동 대표 체제를 택한 배경으로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 글로벌 게임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경영 내실을 다지기 위한 결정"이라며 "엔씨의 공동대표 체재는 공동대표의 전문성을 최대한 살리며,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원팀 시너지를 발휘하는데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향후 김택진 대표는 게임 사업 및 개발에 주력하고 박병무 대표는 김 대표가 게임 영역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내부 경영 효율화를 도모한다. 동시에 신성장 동력(M&A·투자) 발굴에 나서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택진, 박병무 공동대표는 "2024년은 중요한 전환점이 될 한 해로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을 지속하겠다"며 "엔씨 구성원 모두가 동일한 목표를 가지고 내부 역량을 결집해 원팀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출처=천선우 기자
사진출처=천선우 기자

■ 글로벌 공략 핵심키 TL··· 엔씨, 주력 MMORPG로 성과 보여줘야

시장에서는 엔씨의 글로벌 도전이 결실이 맺으려면 결국 주력 장르인 MMORPG에서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택진 공동 대표 또한 "MMORPG 장르는 여전히 건재하고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엔씨가 현재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주력하고 있는 타이틀은 MMORPG '쓰론 앤 리버티(TL)'다. 엔씨는 내달 10일 아마존게임즈와 함께 TL의 글로벌 CBT(비공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외 이용자 피드백을 거쳐 게임성을 보완한다는 것.  

TL은 국내에서 부진했으나 내부에서도 해외 시장을 타깃으로 삼았다고 밝힌 만큼 향후 글로벌 흥행에도 관심이 모인다. 

현재까지 게임 내에서 많은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수동조작의 편의성을 개선했으며 P2W(페이투윈) 구조의 거부감이 큰 서구권 공략을 위해 BM(과금모델)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이 아닌 배틀패스 형태로 변화를 줬다. 또 콘텐츠나 플레이스타일에서의 개발 방향성으로 PVP보다는 유저 선호도가 높은 PVE에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사진출처=엔씨소프트

TL 이외에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MMORPG로는 지난해 판호를 획득한 블레이드 & 소울 2도 있다. 현재 연내 출시를 목표로 중국 현지 퍼블리셔와 함께 테스트 및 현지화 작업 등 막바지 담금질에 돌입했다. 이 게임 역시 중국 게이머들에게 낯설지 않은 무협, 동양풍 세계관이라는 점과 원작 '블레이드 & 소울'가 인지도가 높다는 점에서 흥행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차세대 MMORPG를 지향하는 아이온2에 거는 기대감도 크다.  증권가에서는 아이온2를 주력으로 대형 프로젝트가 출시되는 2025년부터 실적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엔씨는 해외 유저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장르·플랫폼 다변화 작업도 이어간다. 상반기 출시가 예정된 '배틀크러쉬'를 비롯해 '프로젝트BSS', 'LLL' 등 다양한 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글로벌 게임 포트폴리오 확대 일환으로 M&A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박 대표는 "관심 1순위는 당연히 게임에 대한 투자로 회사의 게임 포트폴리오와 시장 확장에 기여할 수 있는 몇 개의 국내외 기업 후보군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