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연합뉴스 자료 사진]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연합뉴스 자료 사진]

6월부터 유럽연합(EU)을 목적지로 한 제3국의 해상 화물 운송 절차가 한층 까다로워진다.

모든 해상 화물에 새롭게 적용될 EU 시스템에 제대로 대비하지 않으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어 한국을 비롯한 모든 대유럽 수출기업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연합뉴스가 29일 전했다.

EU 및 주벨기에 대사관에 따르면 EU의 '수입 화물 통제 시스템'(이하 ICS 2)이 6월 3일부터 해상운송으로 확대 시행된다. 그간은 항공 화물에만 적용됐다.

ICS 2는 테러 관련 등 '위험' 물품으로 분류되는 화물의 EU 영토 반입을 원천 차단할 목적으로 시행 중인 정보기술(IT) 기반의 위험관리 시스템이다.

EU 집행위원회 본부[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EU 집행위원회 본부[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27개 회원국에 각각 반입되는 화물에 대한 위험관리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6월부터 해상으로 EU 영토로 화물을 보내려는 운송인은 선적에 앞서 정해진 기한 내에 반드시 '입국 요약 신고'(ENS)를 해야 한다.

운송인이 입력한 정보는 ICS 2 중앙서버를 거쳐 관련 회원국 세관 당국에 전달돼 위험도 분석이 이뤄진다.

세관 당국에서는 컨테이너 선적 금지·입항 후 검사·선적 전 검사 여부 등 사전 평가 결과를 운송인 측에 통보한다.

문제는 ENS 입력 양식 자체가 까다로운 편이어서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아예 입항 자체가 거부될 수 있다.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화물선[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화물선[로이터=연합뉴스 자료 사진]

EU가 홈페이지에 한국어로 게시한 ICS 2 관련 안내문에도 "부적절한 신고는 거부되거나 간섭의 대상이 되는 데, 규정 준수 불이행으로 인한 제재가 가해질 수 있다"고 명시됐다.

EU가 화물 선적 단계에서부터 엄격한 요건을 부여하기로 한 건 국경 간 이동이 자유로운 단일시장 특성상 일단 위험 물품이 반입되고 나면 걸러내기 힘든 탓이다.

특히 EU로 반입되는 화물의 90% 이상이 해상 운송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다 한국 수출기업들도 대부분 해상 운송 방식을 택하고 있어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ICS 2 적용 이후에는 해상 운송 부문에서 관행처럼 이뤄지던 소위 '항구 쇼핑'도 아예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독일 프랑크푸르트항의 컨테이너[AP=연합뉴스 자료 사진]
독일 프랑크푸르트항의 컨테이너[AP=연합뉴스 자료 사진]

항구 쇼핑은 EU 회원국 세관 당국 간 위험 관련 정보가 공유되지 않는다는 점을 악용해 특정 국가 통관에서 막힐 경우 다른 나라 항구로 이동해 통관을 시도하는 행위를 뜻한다.

일각에서는 ICS 2 확대 시행이 임박했는데도 관련 부처 및 수출기업들의 대비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사관 관계자는 "(한국) 운송사들이 대부분 현지에서 활동하는 통관사나 조업사에게 관련 절차를 맡기고 있어 제대로 준비가 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EU와 무역에서 해상운송이 차지하는 비율을 고려할 때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