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침체가 깊어지면서 '악성 미분양'이라고 일컫는 준공 후 미분양이 일곱달 연속 올랐다.
다소 개선되는듯 하던 인허가·착공 등 주택 공급지표는 재차 고꾸라졌다.
다만 아파트 가격이 서울을 시작으로 상승 흐름을 나타내는 가운데 주택 매매량은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지속했다.
▶ 미분양 6만4874세대, 지방이 82%…악성 미분양 1만1867세대
국토교통부가 29일 발표한 '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달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4874세대로 집계됐다.
지난 1월보다 1.8%(1119세대) 증가하며 석 달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방 미분양이 5만2918세대로, 전체 미분양 주택의 81.6%를 차지한다.
전월 수도권 미분양(1만1956세대)은 전월보다 17.7%(1796호) 증가했고, 지방은 1.3%(677가구) 하락했다.
경기(6069세대→8095세대)와 대전(1112세대→1444세대)에서 미분양이 각각 33.4%, 29.9% 치솟았다.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은 지역은 대구(9927세대)였고, 경북(9158세대)이 뒤를 이었다.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전달 1만1867세대로 한 달 사이 4.4%(504세대) 증가했다. 준공 후 미분양은 작년 8월부터 7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서울의 준공 후 미분양은 지난 1월 455세대에서 2월 503세대로 증가했다. 서울 준공 후 미분양이 500세대를 넘긴 것은 2014년 8월(504가구) 이후 9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지방 준공 뒤 미분양도 9115세대에서 9582세대로 5.1%(467세대) 올랐다.
국토부는 '1·10 대책'을 통해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구입하면 주택 수 산정에서 배제해 세제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전날 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를 10년 만에 부활시켜 리츠가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면 취득세 감면,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 세제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 지난달 주택 인허가, 올해 1월보다 11.2%…착공은 51.7%↓
공사비 인상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경색 등의 영향으로 주택 공급지표도 악화됐다.
전국의 주택 인허가 물량은 전달 2만2912세대로 전월보다 11.2% 감소했다. 지난해 2월 대비해서도 30.5% 하락했다.
수도권 인허가(8916세대)가 18.7%, 지방 인허가(1만3996세대)가 5.7% 감소했다.
작년 정부가 발표한 '9·26 공급대책' 이후 '반짝' 상승세를 나타내다 재차 전월에 비해, 전년 동기에 비해 전부 하락세로 전환한 것이다.
전국 주택 착공은 지난달 1만1094세대로 전월보다 51.7%, 작년 동일 기간보다 32.1% 하락했다.
수도권 착공(3510세대)은 전월보다 72.2%, 지방 착공(7584세대)은 26.7% 각각 하락했다.
공급 선행지표가 좋지 않았지만, 준공과 분양은 증가했다.
올해 2월 준공은 3만8729세대로 전월보다 5.4% 올랐다. 올해 1∼2월 누계 준공은 7만5491세대로, 지난해 동일 기간 대비 49.5% 늘었다.
지난달 분양 승인은 2만6094호로 전월보다 88.7% 올랐다. 수도권 분양(1만2059세대)이 52.5%, 지방 분양(1만4035세대)이 136.9% 늘었다.
올해 1∼2월 누계 분양은 3만9924세대로, 지난해 동일 기간보다 264.8% 치솟았다.
▶ 주택 거래량 두 달 연속 상승…수도권 늘고 지방 줄고
주택 거래량은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달 주택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4만3491건으로 전월보다 1.1% 늘었다.
지난 1∼2월 누계는 8만6524세대로, 지난해 1∼2월 대비 29.2% 올랐다.
주택 거래량은 작년 8월 5만1000여건 수준에서 9월 4만9000여건, 10월 4만7000여건, 11월 4만5000여건, 12월 3만8000여건으로 계속적으로 하락하다가 지난 1월 다섯달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지난달 주택 거래량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1만8916건)은 전월보다 7.4% 증가했고, 지방(2만4575건)은 3.3% 하락했다.
서울 거래량은 4795건으로 전월보다 2.0% 올랐다.
유형별로 들여다보면 아파트 거래(3만3333건)는 전월에 비해 3.8% 상승했지만, 아파트 외 주택(1만158건)은 7.0% 하락했다.
임대차 신고 자료와 확정일자 신고 자료를 더한 지난달 전월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26만2523건으로, 작년 동월보다 3.9% 하락했다.
전세 거래량(10만7811건)은 작년 같은 달보다 10.8% 줄었고, 월세 거래량(15만4712건)은 1.6% 늘었다.
지난 1∼2월 전월세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7.5%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3%p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