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물가 인상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인상률 평균을 상회하는 현상이 수 년간 지속되고 있다.
이에 반해 가공식품 물가 인상률은 2개월 연속 평균 아래로 하회하고 있다.
농산물과 달리 외식·가공식품 물가는 둔화세를 나타내지만 그동안 부담 누적에 체감이 쉽진 않은 상황이다. 가공식품을 구입할 경우 값을 감안한다는 소비자는 코로나19 이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이달 외식물가 인상률은 3.4%로 전체 소비자물가 인상률 평균(3.1%) 대비 0.3%p 컸다.
외식물가 인상률이 전체 평균을 상회하는 현상은 지난 2021년 6월부터 34개월째 이어졌다.
외식 세부 품목 39개 가운데 64.1%인 25개 물가 인상률이 평균을 상회했다.
물가 인상률은 비빔밥이 5.7%로 가장 크고 그 뒤를 이어 떡볶이(5.3%), 김밥(5.3%), 냉면(5.2%), 구내식당식사비(5.1%), 햄버거(5.0%) 등의 순을 보였다.
39개 품목 가운데 물가가 하락한 품목은 없었다. 전월 가공식품 물가 인상률은 1.4%로 평균보다 1.7%p 적었다.
가공식품 물가 인상률은 지난 2021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26개월 연속 평균을 상회하다가 올해 2월 역전 현상이 발생해 전월까지 두 달째 계속되고 있다.
전월 가공식품 세부 품목 73개 가운데엔 35.6%인 26개만 인상률이 평균을 웃돌았다.
설탕이 19.7%로 가장 크고 소금은 18.4% 인상률을 나타냈다.
그 뒤로 기타육류가공품(7.5%), 초콜릿(7.5%), 아이스크림(6.9%), 과일가공품(6.7%), 우유(6.2%), 편의점도시락(5.5%) 등의 순을 나타냈다.
이에 반해 차(-7.9%), 유산균(-5.6%), 시리얼(-4.5%), 라면(-3.9%), 탄산음료(-3.4%) 등 23개 품목은 마이너스(-) 인상률을 나타냈다.
정부가 물가안정 정책을 추진하면서 식품기업들이 제품값 인상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같은 둔화세를 체감하긴 쉽지 않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2년 누적으로 들여다보면 먹거리 물가 인상폭이 아직 꽤 높기 때문이다.
전월 가공식품 소비자물가지수는 한 해 전보다 1.4%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2년 전인 재작년 3월 대비 10.3% 컸다. 외식 역시 한 해 전보다 3.4% 상승했지만 2년 전보다 10.9% 크다.
소비자물가 인상률 평균이 2년 전에 비해 7.4%인 것을 감안하면 가공식품과 외식이 아직 큰 것이다.
이같은 부담에 가공식품을 살 경우 '값'을 먼저 보는 세대가 2배로 증가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소비자 2000명으로 상대로 하는 '가공식품소비자태도조사'에 따르면 가공식품을 살 경우를 감안한 기준으로 '값'을 선택한 비율은 2019년 12.8%에서 재작년엔 24.2%로 커졌다.
동일 기간 맛을 택한 세대는 28.9%에서 25.4%로 하락한 값과 유사한 수준이 됐다. 안전성을 선택한 세대는 17.6%에서 13.5%로 감소했고 신선도는 10.5%에서 8.1%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