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PC)
(사진=SPC)

국내 베이커리 산업을 이끌고 있는 SPC그룹이 경영진 공백 사태를 맞이하게 됐다. 황재복 SPC 대표이사가 구속된 가운데, 허영인 SPC그룹 회장까지 체포되면 K-베이커리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SPC그룹의 글로벌 사업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허 회장이 조사에 불응한다며 지난 2일 체포하고, 이어 어제(3일) 오후 허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는 허 회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허 회장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에게 노조 탈퇴를 강요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같은 혐의로 황재복 SPC 대표이사도 구속된 상태다.

사상 초유의 경영진 공백 사태가 불거지면서 SPC의 글로벌 사업도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는 최근 해외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허 회장은 지난달 24일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파스쿠찌의 CEO이자 창업주 3세인 마리오 파스쿠찌와 '이탈리아 내 파리바게뜨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위한 MOU(업무협약)을 맺었다.

파리바게뜨가 이탈리아에 진출하게 되면 프랑스, 영국에 이어 유럽 내 세 번째 진출국이 된다. 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아 시장은 유럽연합(EU) 내에서도 제빵시장 규모가 가장 큰 국가다. 

허영인 SPC 회장(왼쪽)과 마리오 파스쿠찌 회장이 함께 SPC그룹 주요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SPC그룹)
허영인 SPC 회장(왼쪽)과 마리오 파스쿠찌 회장이 함께 SPC그룹 주요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SPC그룹)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파리바게뜨는 국내 기업 최초로 프랑스 인기 축구 구단인 파리 생제르멩(Paris Saint-Germain)과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프랑스 파리에 K-베이커리를 선보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도 공을 들이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지난달 미국 하와이에 160번째 매장인  '비숍 스트리트(Bishop Street)점'을 개점했다. 

동남아 시장에서는 최근 싱가포르 20호점을 개점했다. 또 올해 하반기 말레이시아 할랄 인증 제빵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를 거점 삼아 주변 국가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허 회장과 SPC는 K-베이커리 세계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검찰에 구속될 경우 해외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게 된다.

뿐만 아니라 국내 사업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허 회장의 구속으로 SPC의 이미지가 훼손되고 더 나아가 불매운동 등이 발생한다면 SPC그룹 뿐만 아니라 가맹점주까지 피해를 받게 된다. SPC 계열 브랜드(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 파스쿠찌 등) 가맹점은 전국 6191개에 달한다. 

SPC 측은 입장문을 통해 "허 회장은 얼마 전에도 검찰의 부당한 기소로 법원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SPC그룹의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중요한 시기에 유사한 상황이 반복돼 매우 유감"이라며 "검찰이 허영인 회장의 입장에 대해 좀더 신중하게 검토해 주기를 바랐으나 그렇지 않은 현 상황에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도 검찰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