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이 핵심 메뉴인 '와퍼'를 오는 14일부터 단종한다고 밝혔지만, 사실은 메뉴 리뉴얼을 앞두고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마케팅의 일환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다.

이날 버거킹은 앱 공지를 통해 "와퍼 판매를 40년 만에 종료한다"며 "그동안 와퍼를 사랑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와퍼의 마지막을 14일까지 함께해달라"고 덧붙였다.

와퍼는 참깨번과 소고기 패티를 넣은 제품으로, 버거킹이 지난 1984년 종로점을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선보인 이후 40년간 인기를 끌고 있다.

특이한 점은 이처럼 중요한 '와퍼'의 판매 중단 소식을 전하면서도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는 것. 이에 일각에서는 리뉴얼을 시사하는 노이즈 마케팅이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았다.

실제로 소비자들의 문의가 빗발치자, 버거킹 측은 "현재 와퍼의 판매를 종료하는 것은 맞다"며 "와퍼 40주년을 맞아 준비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모션에 대해 기대를 부탁드린다"고 재공지를 올렸다. 

와퍼 리뉴얼에 대해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판매 종료' 등의 자극적인 내용으로 홍보한 것이다.

(사진=버거킹 앱 공지 캡처)
(사진=버거킹 앱 공지 캡처)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와퍼 리뉴얼을 두고 버거킹이 제품 고급화를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한다. 

업계에 따르면 리뉴얼될 와퍼는 이름과 번, 패티가 바뀐다. 패티에는 솔트와 페퍼 등이 추가돼 보다 많은 원재료를 사용한다. 버거킹 근본 메뉴인 '와퍼'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는 만큼, 품질에 더 많은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제품 가격도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제품 고급화는 매각을 위한 수익성 확대의 일환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 버거킹은 '비케이알코리아'가 운영하고 있다. 비케이알은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비케이알은 어피너티의 아픈 손가락이다. 2016년 VIG파트너스로부터 비케이알 지분 전부를 2100억원에 인수했는데, 이후 수익성 악화가 지속됐다. 인수 당시 107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22년 78억원으로 떨어졌다.

매각 과정도 순조롭지 못하다. 어피너티는 2021년부터 버거킹 매각을 추진하고 있지만 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금리 인상 여파로 투자 시장이 냉각됐고, 예상 몸값(최대 1조원)에 비해 수익성이 저조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매각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외형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다. 점포 수 확대와 제품 가격 인상 등의 방법이 있다. 실제로 비케이알은 현재 480여개의 점포 수를 더욱 늘린다는 계획이다.

다만 가격 인상은 쉽지 않다. 최근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고 있고, 앞서 2022년 1월과 7월, 지난해 3월 등 세 차례나 가격을 올린 바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논란은 메뉴 리뉴얼을 '단종'이라고 자극적으로 소개해, 여론의 관심이 가격 인상에 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