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는 가운데, 알리에 이어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공세에 대한 국내 유통업체들의 불안감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500개 소매유통업체를 대상으로 2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85’로 집계됐다고 8일 밝혔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으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100 이상이면‘다음 분기의 소매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자료=대한상의.
자료=대한상의.

세부업태별로 보면, 백화점은‘97’을 기록하며 업태 중에서 가장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백화점은 전반적인 소비심리 위축에도 불구하고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데다가 명품‧식품‧여가 등의 강화를 통해 쇼핑에다 먹거리, 놀거리, 즐길거리도 함께 누릴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여기에 원화 약세에 따른 외국인 매출 증가도 기대감 상승에 한몫 했다.

대형마트는 ‘96’을 기록하며 높은 전망치를 보였다. 온라인과의 경쟁 심화에 따른 성장 정체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신선식품과 체험형 공간 확대에 따른 집객효과에다가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등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실제로 지난해 대구시와 청주시에 이어 올해 서울시 서초구‧동대문구와 부산시 등 최근 들어 전국 76개 기초지자체가 의무휴업일을 공휴일에서 평일로 전환했거나 전환할 예정이다.

온라인(78→84)도 전망치가 소폭 상승했다. 대면소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의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예전처럼 두 자릿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데다가 초저가를 무기로 중국 온라인플랫폼이 국내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 등은 기대감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편의점(65→79)은 전분기 대비 전망치가 14포인트 증가하며 업태 중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2분기는 온화한 날씨로 유동인구가 늘어나 식음료와 주류 등의 매출이 증가하는 성수기인 점이 기대감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풀이됐다.

슈퍼마켓(77→77)은 지난 분기와 비슷한 전망치를 보였다. 대형마트와 같이 의무휴업일이 평일로 바뀌는 점은 매출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식품을 강화하고 있는 편의점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 등은 기대감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 온라인플랫폼의 진출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국내 유통기업들의 위기의식도 고조되고 있었다.

중국 온라인 플랫폼의 국내 진출 확대가 국내 유통시장이나 유통업체에 위협적이냐는 질문에 대해 응답업체의 69.4%는‘그렇다’고 답했고, ‘보통’ 23.6%이고, ‘그렇지 않다’ 7.0%였다. 또 응답업체의 74.4%는 중국 온라인플랫폼의 국내 진출 확대가 국내 유통시장 경쟁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보통’ 20.6%, ‘그렇지 않다’ 5.0% 순이었다.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온라인쇼핑 10개중 6개 업체(59.1%)가 영향이 있다고 밝혔다. ‘영향없음’은 22.9%에 불과했다. 이어 대형마트(56.7%)와 슈퍼마켓(48.9%) 업태에서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비중이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최근 중국 온라인플랫폼이 한국제품까지 취급하기 시작하면서 이들 업태도 위기감을 느끼는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