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이재명 대표

 

"꼭 투표해 국민을 배신한 정치세력의 과반 의석을 반드시 막아달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10 총선 전날인 9일 재판에 모습을 드러내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16분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김동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자신의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등 혐의 법원에 들어가기에 앞서 "윤석열 정권은 경제·민생·외교·안보·민주주의 등 모든 측면에서 국가를 후퇴시켰다"고 했다.

앞서 준비한 원고에서 "2년째 겪는 억울함과 부당함, 저 하나로도 부족해서 아내까지 끌어들인 정치 검찰의 무도함에 대해서는 말씀드리지 않겠다"며 말문을 연 그는 약 11분간 계속된 발언에서 정권 심판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세계 10대 경제 강국, 5대 무역 흑자 국가였던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못한 무역수지 적자국가로 전락했다"며 "사과·바나나·감잣값까지 1등을 하며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은행 이자는 2∼3배 가까이 올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잡으라는 물가는 못 잡고 정적과 반대 세력만 때려잡는다"며 "총선을 겨냥해 사기성 정책을 남발해 분명한 불법 관권 선거를 하고 있다"고 맹폭했다.

이 대표는 이태원 참사와 고(故)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을 거론 "오직 은폐에만 혈안이 된, 비정하기 이를 데 없는 정권"이라며 "'입틀막', '칼틀막'도 모자라서 '파틀막'까지 일삼는 바람에 독재화가 진행된 국가라고 국제사회로부터 비난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통합에 앞장서야 할 대통령이 최일선에서 이념전쟁을 벌이고 폭압적인 검찰통치가 이어지면서 대화·타협·공존은 사라졌고 법치주의·삼권분립·헌정질서는 급격히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국민을 완전히 능멸하는 정권"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는 절대로 주권을 포기하지 마시고 꼭 투표해 달라"며 "국민을 거역하는 권력은 절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국민의 손으로 증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박빙으로 평가되는 핵심 선거구와 민주당 후보의 이름을 언급, "초접전지에 들러서 한표를 호소하며 일분일초를 천금처럼 쓰고 싶었다"면서 "저의 손발을 묶는 게 정치 검찰의 의도인 것을 알지만 국민으로서 재판 출석 의무를 지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다 하지 못하는 제1야당 대표의 역할을 국민 여러분께서 대신해 달라"며 법정으로 들어갔다.

이 대표는 발언 후반부에 투표를 독려할 때는 사실상 총선 유세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목소리를 높였다. 감정이 격해진 듯 중간에 약 20초간 말을 멈추기도 했다.

그는 이날 출석으로 총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 13일 가운데 모두 사흘을 법정에 출석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증인 신문이 이어졌다.

이 대표는 이후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열리는 당 차원의 마지막 유세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