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주)동양EMS 대표이사/수필가/PEN 한국본부 이사

사람의 얼굴에는 위에서 아래로 두 개의 눈, 두 개의 귀, 콧구멍 두 개의 코, 한 개의  입으로 배치되어 있다. “왜 그럴까?” “두 번 이상 보고, 두 번 이상 듣고, 두 번 이상 숨 쉬고 비로소 한마디 말을 하라“는 조물주(造物主)의 가르침이 담겨져 있지 싶다. 
“입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門)”이란 뜻의 “구시화문(口是禍門)”이란 말이 있다. 
사람 얼굴에서 입을 아래에 둔 것은 말을 줄이고 신중(愼重)하라는 뜻이지 싶다. 
                    
불교 경전인 천수경(千手慶) 처음 구절이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이다. 
‘입으로 지은 죄업(罪業)을 깨끗이 씻어내게 해 달라’는 발원문(發願文)이다. 
이어서 나오는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修里修里 摩訶修里 洙修里 沙波訶)’는 사찰(寺刹)에서 예불(禮佛)할 때 스님들이 독경(讀經)하기 전에 입(口)을 깨끗이 씻으려는 주문(呪文)이다. 본래 산스크리트語인데 한자(漢字)로 전사(轉寫)한 것이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의 '수리(修里)'는 범어(梵語)인 ‘수디(sudhi)’에서 왔다. "길상존(吉祥尊)이시여, 길상존(吉祥尊)이시여, 지극한 길상존(吉祥尊)이시여, 원만 성취하소서~!"란 뜻이다. '길상(吉祥)한 존자(尊者)'란 뜻이며 '마하(摩訶)'는 '크다'는 뜻이다. 따라서 '마하수리(摩訶修里)'는 '대길상존(大吉祥尊)'이란 뜻이다. ‘수수리(洙修里)'는 '지극(至極)하다'는 뜻이다. '사바하(沙波訶)'는 '원만한 성취'를 뜻한다. 
쉽게 표현하면 ‘좋은 일이 있겠구나, 지극히 좋은 일이 있겠구나, 원만 성취하겠구나’이다. 여기에서 '사바하(Savāhā)'는 ‘원만하게 성취하다’라는 진언(眞言)의 내용을 결론짓는 말이다. 따라서 다른 진언(眞言)의 끝에 붙여서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게 하소서'란 기원(祈願)의 의미를 담고 있다.

천수경(千手慶)은 한국에서 반야심경과 더불어 가장 많이 독경되는 불경이다. 천수경은 산스크리트어 진언인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sri sri maha sri su sri svaha)'로 시작한다. 산스크리트(Sanskrit)語는 고대인도·아리아語 계통의 인도 힌두교도의 문어(文語)이다.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범어(梵語)라고 부르며 원어는 '상스크리타'이다. ‘완성된 언어, 순수한 언어’라는 뜻이다. 언어학상으로는 인도·이란어에 속한다. 예전에는 산스크리트語를 통한 문학적 창작 활동이 활발했다. 그러나 지금은 힌두교 학자들 간에 학술적인 의사소통 수단으로 쓰인다. 산스크리트 문법은 라틴語나 그리스語와 같은 인도·유럽語의 문법과 비슷하지만 복잡하고 변화가 심하다. 

전국 수많은 사찰(寺刹)에서 매일 새벽 4시에 ‘새벽 예불(禮佛)을 드린다. 
스님들은 새벽 3시경에 일어나서 맨 먼저 입을 깨끗이 씻기 위해서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인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를 독경한다. 이것은 경전을 읽거나 불공을 드리는 불교 의식의 시작을 입부터 깨끗이 한다는 의미다. 

불교에서의 ‘삼업(三業)’은 ‘신업(身業), 구업(口業), 의업(意業)’을 가리킨다. ‘신체, 언어, 마음으로 이루어지는 선악의 행위’를 말한다. 즉 어떤 일을 하려는 의지가 ’의업(意業)’이며 그것이 신체적 행동으로 나타나는 것이 ‘신업(身業)’이다. 그리고 언어표현으로 나타나는 것이 ‘구업(口業)’이다. ‘거짓말(妄語), 이간질(兩舌), 욕설(惡口), 희롱하는 말(綺語)’ 등 4가지가 있다. 불교에서는 사람들의 말(言)을 중요시한다. 말 잘하는 달변가(達辯家)보다 어눌하더라도 말은 진실(眞實)해야 한다. 말 속에서 지혜와 사랑의 향기(香氣)가 넘쳐나야만 사람들은 감동한다. 무심코 입에서 뱉은 말 한마디가 청자(聽者)의 가슴에 예리한 비수(匕首)를 꽂고 대못을 박을 수도 있다. “화살은 심장을 관통하지만, 말은 영혼을 관통(貫通)한다”는 스페인 격언도 있다.   

불경에 나오는 ‘옴마니반메훔’은 '옴마니파드마훔(Om Mani Padma Hum)’이란 산스크리트이다. 티베트어는 '옴마니페메훙(Om Mani Peme Hung)'이다. ‘옴마니반메훔’은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진언(眞言)이다. 특히 이 진언은 티베트 불교 신자들이 많이 외운다. 불자들은 입(口)으로 불경을 외우는 자체만으로도 주문의 영험(靈驗)을 굳게 믿는다.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이 재앙(災殃)이나 재난(災難)’으로부터 불자를 지켜준다고 믿는 진언(眞言)이다.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 늘 입을 깨끗하게 정화(淨化)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