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쿠팡이 와우 멤버십 요금을 종전 4990원에서 월 7890원으로 변경하겠다는 발표에 소비자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요금이 올라 해지하겠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 가운데 쿠팡 멤버십을 자주 사용하는 충성 고객들 사이에선 "혜택이 많고 유튜브나 넷플릭스보다 훨씬 싼데 왜 비싸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확산되고 있다. 

쿠팡을 자주 사용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겐 부담이 클 수 있지만, 수년간 쿠팡을 사용한 충성 소비자들 사이에선 "월 요금이 2900원 오르는 가격과 비교해 여전히 혜택이 월등하게 많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때문이다. 

쿠팡이 제공하는 멤버십 혜택은 무료배송·직구·반품과 쿠팡플레이(OTT) 무료 시청, 쿠팡이츠 무료배달,신선식품 새벽배송(로켓프레시) 등 10가지 이상이다. 요금제가 1만3000원~1만7000원에 이르는 티빙이나 넷플릭스, 디즈니와 대비된다.

쿠팡은 전날 수백만 와우 회원이 연간 100만원(월 8만원 이상) 이상 절약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료 로켓배송(건당 배송비 3000원), 무료 반품(건당 5000원), 무료 직구(건당 2500원)와 각종 와우 전용 상품 할인으로 호주머니 부담을 아끼는 충성 소비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들 충성 소비자들은 "10가지 혜택 가운데 단 하나만 한달에 2~3번 써도 이득이다"는 식의 논리를 편다. 로켓배송만 3회(배송비 3000원X3=9000원) 쓰거나, 배달 3회(배달비 3000원X3=9000원), 또는 반품 2회(반품비 5000원X2=1만원) 등 어느 하나라도 2~3회를 써도 이득을 본다는 것이다. 특히 1만원 이하 2000~3000원짜리 단품 주문이 잦으면 효과는 커지고, 무료 신선식품 새벽배송(로켓프레시)을 활용하면 절약폭이 커진다. 

처리되는 무료 반품은 온오프라인 쇼핑업체에서 찾기 어려운 혜택 중 하나다. 로켓배송으로 주문하고, 옷을 입어보고 사이즈가 너무 작거나 문제가 있으면 바로 다음날 반품이 가능한 구조다. 와우 회원은 단돈 800~1000원짜리 즉석식품이나 반창고, 마스크 등도 무료 익일·당일 배송받을 수 있다. 주요 예능과 드라마, 스포츠 콘텐츠를 망라한 쿠팡플레이도 무료다. 

(사진=쿠팡)
(사진=쿠팡)

소비자리서치업체 ‘오픈서베이’가 지난해 전국 2500명을 조사한 결과, 쿠팡 와우 회원은 주당 1.5회 주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소 월 6회 주문시 배송비만 1만8000원 소요되는데, 이번에 오른 월 요금을 제외하고도 무료 배송 하나만으로 월 1만원 이득을 본다는 계산이다. 쿠팡의 와우 멤버십 요금 변경 발표에 주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쿠팡 인증'이란 제목으로 와우 멤버십으로 15~17만원씩 절약했다는 캡처 화면을 올리는 사용자도 있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선 "어떤 멤버십이라도 자주 사용하지 않으면 투자 대비 불필요한 지출이 되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나온다. 

와우 멤버십 혜택이 많아도 로켓배송이나 반품 등 사용이 평소에 저조하면 그만큼 절약 효과를 보지 못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 같은 서비스 사용이 적거나, 특정 서비스만 집중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이번 요금 개편이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멤버십 사용률이 적은 소비자들은 매년 소비가 늘어나는 충성고객과 입장이 다르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쇼핑과 OTT, 배달 등 서로 다른 분야를 쿠팡으로 이용을 집중할 경우 가성비가 높을 수 있지만, 각기 서비스에 구독비용을 지출할 경우 부담이 높아진다"고 했다.

쿠팡 충성 소비자들은 이번 와우 멤버십 요금이 오르면서 앞으로 가격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쿠팡은 올해부터 매년 상품 할인과 무료 배송, 쿠팡플레이 무료시청 등에 4조원 이상을 지출할 방침이다. 지난해도 쿠팡은 약 4조원(30억달러)의 절약 혜택을 제공했다. 올해 들어서는 와우 회원 전용 할인 코너인 '골드박스', '타임할인' 등을 강하며 연일 세일에 나서고 있고, 각종 생필품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1000원 마켓' 할인전도 진행했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입소스(Ipsos)가 지난달 27~28일 이틀간 쿠팡과 국내 주요 대형마트 3사에서 판매하는 가공식품·신선식품·생필품 등 49개 품목의 79개 상품 가격을 분석한 결과, 마트3사의 오프라인 평균 가격이 쿠팡보다 26% 높았다. 밥상물가에 민감한 주요 식료품과 신선식품 39개 평균 가격은 마트가 20% 비쌌고, 샴푸·부엌세제·면도기·치약·건전지 등 생필품 품목의 평균 가격은 마트가 56%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삼성 스마트폰부터 인기가 높은 브랜드 가전과 가구제품, 자동타 타이어 등을 원하는 날짜에 무료 설치해주는 ‘로켓설치’도 와우 멤버십의 가격 경쟁력을 높은 편이다. 주요 스마트폰 신제품 사전예약일에는 쿠팡으로 이용자들이 몰리면서 1~2분만에 물량이 모두 매진돼 왔다. 

애플 아이폰15(자급제·Pro 128GB)의 쿠팡 와우 판매가(140만원대)은 애플 공식몰· 하이마트(150만원대) 등 주요 채널보다 쌌고, 삼성 갤럭시 S24(자급제·Pro 256GB)의 쿠팡 와우 판매가(107만원대)도 하이마트(120만원대) 등 주요 채널보다 저렴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과거 한때 ‘배송은 빠르지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좀 비싸다’는 인식을 최근 수년간 깨트리고 있고, 빠른 무료배송 혜택과 최저가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는 상황"이라며 "쿠팡이 와우 회원 혜택에 투자하는 금액이 늘어날수록 상품의 종류와 할인폭도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