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제도의 혜택을 받는 여성이 잇따라 증가하고 있지만, 남성 대비 성별 격차가 극심해 여전히 갈 길이 먼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국민연금 여성 가입자 수는 1015만명으로, 1999년 말(472만명) 대비 2.2배로 올랐다.

전체 가입자에서 여성 가입자가 달하는 비율도 동일 기간 29.0%에서 45.7%로 상승했다.

노령연금(수급 연령에 도달해 받는 일반적인 형태의 국민연금)을 타는 여성 수급자 수도 작년 11월 209만명으로, 1999년 말(3만명)과 대비해 무려 62.5배로 치솟았다.

동일 기간 노령연금 여성 수급자 비율은 19.5%에서 38.3%로 증가했다.

노령연금을 수령받는 여성 수급자의 매달 평균 급여액도 잇따라 증가해 1999년 말 17만3362원에 견줘서 작년 11월 39만845원으로 2.25배 올랐다.

이 가운데에서 더욱이 매달 100만원 이상의 노령연금을 수령받는 여성 수급자의 숫자는 2010년에는 33명에 불과했지만, 작년 11월에는 2만6697명으로 급등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기준 남성의 경우 노령연금 수급자 수는 336만명이고, 노령연금 월평균 급여액은 75만6898원이며, 노령연금 매달 100만원 이상 수급자 수는 65만1941명에 달하는 점과 비교해서는 한참 밑도는 수치이다.

국민연금제도에서 소득수준별 격차와 더불어 성별 격차는 해결해야 할 주요 정책과제로 꼽힌다.

여성은 남성보다 국민연금 수급자 자체가 눈에 띄게 적다.

통계청의 재작년 자료(2021년 기준)를 들여다보면 65세 이상 수급자 가운데 남성은 239만5000여명, 여성은 181만9000여명이었다. 해당 연령대 같은 성별 인구에 비해 수급자의 비율은 남성과 여성이 각각 64.4%와 37.5%로 큰 격차가 났다.

이다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이 국민연금공단의 재작년 자료를 분석해 내놓은 '성별 연금 격차의 현황과 시사점' 연구보고서를 살펴보면, 20년 이상 장기간 국민연금에 가입한 후 연금을 타는 사람의 수가 남성 72만8900여명, 여성 12만500여명으로 남성이 여성의 6.0 배였다.

더욱이 여성의 경우 노령연금보다는 유족연금 같은 파생적 수급권을 통한 수급자가 많았다. 50세 이상 여성 수급자수는 187만7700여명이었는데, 이 가운데 78만5200여명이 이런 파생적 수급권으로 연금을 받는 사람이었다.

이런 일은 여성이 출산과 양육으로 경력 단절을 겪는 등의 이유로 주로 생긴다.

실제로 생애주기별로 보면, 20대까지는 남녀의 국민연금 가입률에 차이가 작다. 되려 20대 초반까지는 남성의 군 복무로 인해 여성 가입률이 더 높다.

그러나 30대부터 여성의 가입률이 낮아져 30대 후반에는 남녀 가입률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이후 다소 줄어들지만, 50대 후반에도 많은 차이가 발생한다.

출산과 양육으로 많은 30대 여성이 경력 단절을 경험하면서 장기간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다미 부연구위원은 "출산과 양육 등 여성의 생애주기에서 발생하는 경력 단절이 국민연금 가입 단절로 이어지지 않게 크레딧을 확대하는 등 성별 연금 격차를 개선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