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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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4개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이달 하락분을 반영해 당장 오는 16일부터 일부 시중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상품 금리도 내려갈 예정이다.

이에 당장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로 집을 산 사람들)의 이자 부담이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이나, 갈수록 커지는 물가 불확실성에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멀어지면서 고금리 고통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3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9%로, 전월(3.62%) 대비 0.03%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 연속 오르면서 연중 최고치인 4%대를 찍었던 코픽스가 12월 다시 3%대로 내려선 후 4개월째 하락 기조가 이어진 것이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을 선반영해 시장금리가 하락하자 은행권 예·적금 금리도 하락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잔액 기준 코픽스는 3.78%로 전월(3.81%) 대비 0.03%p 하락해 5개월 연속 내림세를 지속했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는 3.19%로 전월(3.24%)보다 0.05% 내렸다.

코픽스는 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국민·씨티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뜻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특히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해당 월중 신규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신속히 반영되는 특징이 있다.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와 잔액기준 코픽스에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주택부금, 양도성예금증서, 환매조건부채권매도, 표지어음매출, 금융채(후순위채 및 전환사채 제외)가 포함된다. 신잔액기준 코픽스는 여기에 기타 예수금, 기타 차입금 및 결제성자금 등을 추가로 포함된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코픽스 연동대출을 받고자 하는 경우 코픽스 특징을 충분히 이해한 후 신중하게 대출상품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한다.

한편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0.03%p 하락함에 따라 당장 오는 16일부터 시중은행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내릴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이날 기준 연 3.91~5.31%였던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16일 기준 연 3.88~5.28%로 0.03%p 하향 조정한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도 코픽스 인하분을 반영해 연 4.81~6.01%에서 연 4.78~5.98%로 금리를 조정한다. NH농협은행의 경우 연 3.90~5.90%에서 연 3.82~5.82%로, 0.08%p 내릴 예정이다.

현재 주담대 변동금리 하단이 3% 후반대에 형성되어 있는 가운데 추가 금리 인하로 영끌족의 이자 부담은 한층 더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분간 고금리 부담은 지속될 전망이다. 농산물 가격과 유가 상승세로 향후 물가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은행의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되자 추가 대출금리 인하 기대감도 꺾이는 모양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10회 연속 동결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저를 포함한 금통위원 전원이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을 예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근원물가는 예상대로 내려오고 있지만 농산물과 유가 영향으로 소비자물가는 어떻게 변할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