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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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지정학적 갈등 고조와 함께 환율이 요동치면서 투자자들은 외국인의 수급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원화 약세와 외국인 순매도 사이의 상관관계가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16일 "현재의 달러-원 환율 상승은 펀더멘털의 문제가 아닌 일시적 오버슈팅의 가능성이 높다"며 "증시 전반에 걸쳐 극심한 가격 조정을 유발할 소지가 낮다"고 밝혔다.

전일 종가 기준 달러-원 환율은 1,384원으로 지난 2022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1,400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또한 전일 중동 지역의 리스크를 국내 증시가 소화하는 과정에서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천38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기도 했다.

그간 원화 약세는 코스피에 악재로 여겨졌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기인한 달러 강세는 외국인의 수급을 약화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상황은 기존과 다르다. 연초 이후 달러-원 환율은 7.5% 급등했으나,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18조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역대급 매수세를 보였다. 연초 이후 지난 15주간 외국인이 순매도를 진행한 시기는 4주에 불과하기도 하다. 아울러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원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있다.

아시아 주요국 통화의 달러 대비 약세 폭은 한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대만·태국의 달러 대비 약세 폭은 2.5%를 수준이나, 한국은 4.8%였다. 그러나 글로벌 주식형 펀드는 대만과 태국에서 각각 39억5천만달러, 6억5천만달러를 회수했으나 한국에는 49억6천만달러를 사들였다.

다만 한지영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달러-원 환율이 추가로 급등해 2022년 고점인 1,444원을 돌파한다면 상황이 극적으로 바뀔 수 있기는 하다"며 "일각에서는 4월 외국인의 배당금 역송금 수요가 있는 만큼 환율 상승 요인이 남아있다는 우려가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한국 증시 편식에 따른 부담, 중동발 지정학적 불확실성 등으로 순매도에 나설 여지는 있겠지만 그 강도와 지속성은 얕고 길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