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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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와우멤버십의 월 회비를 2년 6개월여만에 기존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조정하자, 신세계그룹과 네이버 등 경쟁사는 오히려 멤버십 가격을 낮추고 고객 맞이에 나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13일부터 와우멤버십 신규 회원의 월 회비를 7890원으로 조정했다. 기존 고객 역시 오는 8월 첫 결제일부터 조정된 월 회비를 받는다.

쿠팡이 와우 멤버십의 월 회비 조정한 이후 소비자들은 "여전히 가성비가 높은 서비스"라며 긍정적인 평가 내리는 쪽과 "인상 폭이 크고 1년 유지비가 10만원에 달해 부담스럽다"는 부정 평가를 하는 쪽으로 나뉜 상황이다.

실제로 쿠팡의 와우 멤버십은 여전히 가격 대비 혜택이 많은 편에 속한다. 무료 배송과 무료 반품이라는 경쟁사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압도적인 배송 경험을 제공하고 있고,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특가 상품을 지속 선보이는 등 쇼핑에 특화된 서비스 외에도 OTT(쿠팡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쿠팡이츠를 통해서는 음식 배달 할인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쿠팡 측은 와우멤버십 회원이 비회원보다 월평균 8만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년에 96만원, 멤버십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86만5000원가량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가격 조정의 이유가 쿠팡이 올해부터 3년간 3조원의 신규 투자를 약속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되는 만큼, 투자를 통해 쿠팡의 경쟁력이 강화된다면 향후 와우멤버십 서비스의 혜택 또한 풍부해질 가능성이 있다.

쿠팡 와우멤버십을 꾸준히 이용한다는 안모씨(28)는 "와우 멤버십 가격이 좀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8000원이 안되는 금액으로 무료 배송과 반품을 이용할 수 있고, 쿠팡플레이를 통해서 각종 스포츠 콘텐츠를 볼 수 있다"면서 "1만원까지 올라도 군말 없이 사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쿠팡을 자주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와우 멤버십 가격 조정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나온다.

쿠팡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는 송모씨(35)는 "쿠팡에서 한 달에 한 번 시킬까 말까 하는 수준이지만 기존 멤버십 가격이 낼 만한 수준이라 유지했었다"며 "가격 조정 이후 멤버십 월 회비가 비싸게 느껴진다. 해지할지 말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사진=쿠팡)
(사진=쿠팡)

이처럼 쿠팡의 와우멤버십 가격 조정에 대한 여론이 나뉘면서, 경쟁사들은 멤버십 가격을 낮추는 정책을 통해 이탈 고객 잡기에 나선 상황이다.

신세계그룹은 자사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연회비를 오는 5월 한 달간 3만원에서 4900원으로 대폭 인하하기로 했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면세점, 스타벅스, SSG닷컴, G마켓 등 신세계 그룹 계열사의 구매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멤버십 서비스다.

네이버의 경우 다음 달 31일까지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미가입 회원을 대상으로 3개월 무료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또 오는 7월 31일까지 기존 이용자에게 '도착 보장 무료 배송'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동시에 모든 이용자에 배송비 3500원 할인 쿠폰을 상시 지급한다.

이 외에 컬리는 오는 22~28일 진행되는 '컬리멤버스위크'를 통해 멤버십에 가입하는 신규 회원에게 첫 달 회비를 면제하기로 했고, 11번가는 '우주패스'의 첫 달 가입비를 기존 9900원에서 1000원으로 인하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면서, 각 업체는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쿠팡의 월 회비 조정으로 이탈 고객이 얼마나 발생할지는 알 수 없지만, 멤버십 경쟁이 다시 불거진 만큼 시장에 영향을 끼치긴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