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국가산업단지는 1974년 4월 1일 설립돼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했다. 이를 기념키 위해 창원특례시(시장 홍남표)는 4월 23~27일까지 '창원국가산단 50주년 기념 주간'을 지정하고, 다양한 행사와 더불어 새로운 비전과 마스터플랜을 발표해 미래 50년을 대비할 것이다고 밝혔다.
반세기 동안 창원국가산업단지는 우리나라 기계공업 중심지로서 역할을 해왔으나 최근 몇 년간 시설 노후화, 국내외 경제 여건의 변화, 그리고 탈원전 정책 등의 어려움으로 그간의 명성을 잃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민선 8기 시정에 따른 방산 분야의 성장과 함께 조금씩 온기를 되찾고 있다. 특히 2023년에는 생산액이 사상 처음으로 60조 원대를 돌파하고, 수출액 역시 180억 불대를 기록하며 변곡점을 맞았다.
이러한 업적을 바탕으로 창원국가산업단지는 새로운 비전과 계획을 통해 미래 50년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 창원국가산단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1970년대 초까지 우리나라 경제는 경공업 수출에 의존해 발전해 왔었으나 다른 개발 도상국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우리나라의 경공업 경쟁력은 한계에 직면하게 됐다. 이에 박정희 대통령은 1973년 1월 신년사를 통해 '중화학공업화'를 선언하고, 그해 6월에는 기계, 조선, 화학 등 6대 전략업종 육성을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이러한 정책 실현을 위해 공업단지의 조성이 필요했고, 전국 여러 후보 도시가 검토됐다. 이 과정에서 동남권 주변 도시 중에서도 창원지역이 주목받게 됐다. 창원은 교통이 편리하고 중량물 공장 건설에 적합한 지반과 공업용수, 생활용수 등이 풍부하며, 주거용지 공급이 원활한 등 산업입지로서 우수한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1973년 9월에는 박 대통령의 '창원기계공업기지 건설에 관한 지시'가 하달됐고, 이를 바탕으로 이듬해 4월 1일 건설부 고시 제92호에 따라 창원국가산단의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됐다. 창원은 호주의 캔버라를 모델로 삼아 국내 최장 직선도로인 13.5㎞의 창원대로를 중심으로 남쪽에는 창원기계공업기지를, 북쪽에는 주거단지를 배치하는 '직주분리'의 도시구조가 설계됐다.
당시 규모는 1,400만 평의 주거지역과 300만 평의 공장용지로 구성됐으며, 논과 밭, 대지, 임야 등이 공장용지로 조성된 후에 새로운 시설이 건설됐다. 이를 통해 창원국가산단은 우리나라의 산업 발전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
◇ 산단, 성장과 위기를 말하다!
1975년에 부산포금이 가동을 시작으로 1970년대 후반에는 금성사, 대우중공업, 기아기공, 한국종합특수강, 부산제철, 삼성중공업 등의 대형업체가 창원국가산단에 입주하면서, 창원은 기계공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산단은 1970년대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 및 수출 100억 불 달성이라는 목표와 함께 성장을 거듭했다. 입주업체들의 생산과 수출은 1975년에 각각 15억 원과 60만 불에 불과했지만, 산업기계, 수송기계 등을 중심으로 생산액은 1994년에는 10조 원을 넘어섰고, 2015년에는 58조 원까지 상승했다. 수출도 1987년에 10억 불을 넘어선 이후 2005년에는 100억 불, 2012년에는 239억 불까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산단의 활성화로 창원시의 인구는 예상을 상회해 1989년에는 30만 명, 1994년에는 40만 명, 2007년에는 5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산단은 노후화 등의 문제에 직면했다. 특히 주력산업인 방위산업 분야는 어려움을 겪었으며, 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원자력 산업에 큰 타격을 가했다. 급기야 산단의 실적은 추락했고 최근 10년간 생산액은 2011년에 55조 원을 기록한 반면, 2021년에는 10조 원으로 줄었고, 수출액 역시 233억 불에서 123억 불로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산단은 새로운 발전 방향과 전략을 모색하며 미래를 준비해야 할 시점에 있다.
◇ 첨단기술 추격자로 시작한 창원산단... 미래의 변화와 혁신 선도자로
민선 8기 창원특례시는 창원국가산단 설립 50주년을 맞아 미래 50년을 결정짓는 전략적 비전 수립에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산업계, 학계, 유관기관 등의 전문가 20명으로 구성된 '창원국가산업단지 50주년 발전협의회'를 출범시켜 창원국가산단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창원국가산단 중장기 마스트플랜'을 마련하고 있다. 이 마스트플랜은 중국의 선전 경제특구와 프랑스 그르노블의 자이언트 프로젝트를 참고해 구성됐으며, 산단의 미래 비전과 전략목표 등이 담겨 있다.
산단이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루는 핵심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초지능, 초연결 기반의 디지털 전환이다. 이를 위해 올해 국비사업으로 다양한 사업을 확보했다. 특히, 차세대 첨단 복합빔 조사시설 구축 사업은 전액 국비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할 경우 총사업비가 5,000억 원이며, 이를 통해 고도의 과학기술 인프라를 구축해 방산기업들을 창원으로 유인하고 집적할 계획이다. 또한, 기계·방산 제조 디지털전환 지원센터 구축 사업을 통해 스마트 공장을 고도화된 디지털 공장으로 전환해 창원국가산단이 미래 50년을 선도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